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聊將月老訴冥府 來世夫妻易地爲
료장월로소명부 래세부처역지위
我死君生千里外 使君知有此心悲
아사군생천리외 사군지유차심비
-金正熙, <配所輓妻喪 유배지에서 아내의 죽음을 슬퍼하며>
애로라지 월하노인 통해 저승에 하소연하여
내세에는 우리 부부 바꾸어 태어나기를…,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천리 밖에서
그대로 하여금 이 슬픔 알게 하리니.
세한도 화폭 속을 불어가는 찬바람을 끄집어내어
글자 속에다 잔뜩 부어놓은 것만 같은 시.
그 쓸쓸하고 매서운 생의 찬바람 속에서
언제나 마음 한편 가장 따뜻한 불씨가 되었을 사람.
그 사람이 천리 밖에서 죽어갔건만
곁에서 한 순간도 지켜주지 못했으며
또 그 죽음 앞에서도
한 번 찾아가 보지도 못하는 죄인의 신세.
그 심정이 어찌 말로 표현될 것이며,
그 울음이 어찌 울음으로 다 울어질 것이겠는지요.
하여 모든 말을 접고서 다만 바라옵는 것은
부부의 인연을 맺어주는 월하노인에게 부탁하여,
다음 생엔 서로 바꾸어 태어나기를…
그리하여 내가 죽고 그대가 살아
이 마음 알게 했으면 하고 바랄 뿐입니다.
그렇게 따로 곡성을 아니 담았어도
시 속엔 가슴 저미는 통곡 소리가 가득한 듯합니다.
★ 자료출처 鄭 珉 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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