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자본비용, EVA(경제적부가가치)

2007. 7. 9. 17:27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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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시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회비용이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요?  경제학을 접하신 적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들어본 적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만 우리가 어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어보아야 하는 것이 바로 기회비용이기 때문에 몇 가지 예를 통해 기회비용의 개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기회비용에 대한 개념이 없이는 어떤 장사를 새로 시작할 때 이것이 버는 장사인지 잃는 장사인지 가늠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기업이 사업타당성을 비교 분석한다던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경영활동을 추진하려고 할 때 그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제대로 된 합리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도 기회비용분석은 필수적입니다.     

 

        우선 간단한 예부터 하나 들어보죠. 가령 시간당 2만원을 벌고 있는 어떤 포장마차 주인이 왠지 장사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아서 시간당 1만원을 주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른다고 합시다. 이 때 이 포장마차 주인이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1만원입니까?  주머니에서 직접 지출되는 비용, 즉, 회계적 비용은 1만원이 맞습니다. 그러나 장사를 1시간 포기함에 따라 2만원의 수입이 포기되었기 때문에 노래방에서 1시간 노래부르는 총비용은 회계적 비용(또는 다른 말로 명시적 비용)이라고 부르는 노래방 입장료 1만원에 장사 안해서 포기한 수입 2만원을 보태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3만원이 바로 총비용, 즉, 참된 경제적 의미의 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기된 수입 2만원을 우리는 암묵적 비용 또는 기회비용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 때 그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차선의 행위의 금액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일 시간당 포장마차 수입이 10만원이라고 한다면 웬만해서는 장사포기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부르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회비용이 시간당 2만원에서 그 다섯 배인 10만원으로 뛰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기회비용 개념을 활용한 합리적 의사결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많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요즘 기업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EVA 경영이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되는데 EVA라는 것도 알고 보면 기회비용개념을 활용한 경영성과 측정지표입니다.  EVA는 Economic Value Added의 약자로 '경제적 부가가치'라는 의미죠. 이것은 세금을 제하고 난 순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차감한 잔액을 말합니다. 이 때 자본비용이란 타인자본비용, 즉, 부채에 대한 금융비용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본비용까지 합해준 것을 말합니다.

 

        자기자본비용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선 자기자본은 주주들의 투하자본, 즉, 기업의 주식발행자금을 말하죠. 여기에 대해 주주들의 어떤 기대수익률이 있다고 보아 기대수익율만큼을 주주들에게 돌려준다고 가정하고 이를 비용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주식발행자금의 경우 부채와는 달리 이자를 꼬박꼬박 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아무런 비용이 초래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주가상승을 통해서 반영되던 높은 배당의 실현을 통해 반영되던 주주들이 눈을 부릅뜨고 어떤 자본주의적 기대수익을 노리는 돈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자기자본을 주주들이 은행에 예금한다면 그 예금이자율만큼 수익을 낼 수 있으므로 포기된 이자수익만큼이 자기자본에 대한 말하자면 기회비용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주주들의 투하자본도 비용으로 간주하고 이를 반영해서 총자본비용을 산출한 후 이를 초과하는 순영업이익의 크기가 얼마냐 하는 것이 바로 EVA, 즉, 경제적 부가가치입니다. 이렇게 해서 계산된 EVA가 (-)값이 나온다면 이는 주주들에게 투자원금에 대한 보상을 할 경우 이익은커녕 오히려 돈이 부족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러므로 주식회사로서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적어도 EVA가 (+)값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기자본이 크고 또 부채도 많은 기업이라면 경영을 잘해서 그 만큼 이익을 더 많이 내야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자본사용비용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해야 EVA값이 커지고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방송일자: 99년 3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