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특성, 속살벗기기

2007. 7. 10. 12:06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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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특성, 속살벗기기
RE멤버스 대표 고종완

부동산이라고 해서 다 같은 상품은 아니다. 종류별 형태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고 저마다 특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런 특성들을 잘 알고 있어야 어떤 부동산에 투자할지를 알 수 있다.

첫째, 주거용 부동산, 즉 아파트, 연립, 다가구, 다세대, 단독, 다중주택 등이 있다. 아파트와 연립, 그리고 다세대는 공동주택으로 분류되며 다가구, 단독, 다중주택은 단독주택으로 분류된다. 구체적으로 건물이 5층 이상이면 아파트다.

연립과 다세대는 4층 이하를 일컫는데, 한 동의 건물이 200평(660㎡) 이상인 것을 연립이라 하고 200평 이하인 것을 다세대라 한다. 다세대와 다가구는 조금 다른데, 다세대는 각각의 세대마다 개별적으로 등기되어 있고 다가구는 여러 가구가 한 사람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다.

둘째, 업무용 부동산이 있다. 여기에는 흔히 일반 투자자들이 임대수익용으로 선호하는 오피스텔이 포함된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에 의하면 주택이 아닌 업무용 시설이다. 한때 벤처붐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이 인기였다. 실수요자들이 대부분 자영업자들인데 이들의 입장에서는 일도 하고 잠도 잘 수 있는 사무실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지난 5년간 오피스텔 공급과잉 및 매물적체로 인하여 전·월세 임대시장이 급랭한데다 작년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에 대한 건축 기준을 크게 강화하고 후분양제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공급을 규제하고 있다. 또한 지난 3월27일부터 4월27일까지 국민주택 규모(85㎡, 25.7평)이상이거나 전용면적을 포함한 건물면적이 132㎡(40평) 이상인 1만500여 호를 대상으로 주거용인지 업무용인지를 가리기 위한 서면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또 하나 주상복합건물이 있다. 주거기능과 상업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2001년 이후 대도시 역세권을 중심으로 원스톱 서비스와 조망권을 갖춘 철골조의 대형 주상복합건물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초절정의 인기를 기록하면서 청약경쟁률이 무려 125 : 1에 이를 정도로 과열되었다.

이에 따라 2004년 3월부터는 투기과열지구 내 2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청약통장을 사용하게 했고 분양권전매도 전면 금지했다. 따라서 주상복합아파트는 신주거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지만, 입지여건·조망권·편의시설 여부에 따라 가격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셋째, 상업용 부동산이 있다. 테마 상가, 아파트단지 내 상가, 근린상가 등이 이에 포함된다. 특히 요즘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점은 단순한 판매 시설이 아니라 문화시설을 포함하고 있는 복합쇼핑몰, 멀티극장 등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전통적인 의미의 상가들은 점점 주류에서 밀려나고 있다.

선시공 후분양제가 전면 실시된 2005년 하반기 이후로는 상가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되고 있다. 상가의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고 선시공으로 인하여 시행자가 도산될 위험성이 줄어들면서 유망한 상가에 대한 투자기대도 높아졌다. 특히 배후 수요층을 겨냥한 역세권 근린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넷째, 산업용 부동산이 있다. 여기에는 공장, 물류창고, 부지 등이 포함된다. 산업용 부동산은 특성상 쉽게 움직이지 않으며, 움직이더라도 뒤늦게 움직인다.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하면 공장보다는 설비 위주로 투자를 확대하다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공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제조업의 생산증가율이 둔화되고 첨단산업화로 구조가 개편되어가면서 공장투자는 증가세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일 건축물 안에 다수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할 수 있는 다층의 집합건물인 아파트형 공장은 토지 이용의 고도화, 관리·운영의 효율화 등의 이유로 선진국에서는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 지역의 제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지자체 등에서 아파트형 공장에 대한 자금, 세제 등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2000년을 기점으로 공장 공급이 증가했다.

그러나 제조업보다는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상가로 사용되는 예가 많아지자, 2003년에 법령을 개정하여 시설 면적의 60% 이상을 제조업을 위해 배치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아파트형 공장은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이며 법 개정에 따라 수익성도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으므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는 입지가 제한적인 공장이나 입주가 엄격한 아파트형 공장보다는 물류창고 및 부지에 투자하는 편이 수월하다. 도로 및 철도 노선이 확충되어감에 따라 물류창고의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임대수익뿐만 아니라 땅값상승에 따른 양도차익도 얻을 수 있다.

다섯째, 레저용 부동산이 있다. 여기에는 골프장, 콘도미니멈, 전원주택, 펜션, 농가주택 등이 포함된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투자자들이 새로이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가 바로 레저용 부동산이다.

또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복합관광레저도시의 활성화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레저용 부동산의 전망을 밝게 한다. 복합관광레저도시란 골프장, 스키장, 콘도미니엄, 리조트 등의 관광시설과 산업단지 등을 결합시킨 복합도시이다.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등 테마파크 건설도 관심 대상이다.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시기별로 환금성을 중시할 것인가 수익성을 중시할 것인가를 구분해야 한다. 이를테면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가는 상승기에는 수익성 부동산을 중시해야 한다. 반대로 부동산시장이 조정기나 하락기를 걷고 있다면 환금성이 높은 부동산을 중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택은 환금성이 높으나 토지는 그렇지 않다. 주택만 가지고 따져보면 그 중에서도 아파트가 환금성이 뛰어난 편이고 다른 주택들은 환금성이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상품속성에 입각한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