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암사가 대운하 반대로 61년 만에 산문을 열다

2008. 3. 8. 19:2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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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처음 올리는 거라서...ㅜ.ㅜ 덩치가 커서 티스토리에서 직접 올리지 못해 다른 사이트에 올린 다음 퍼온 편법을 사용함.)

번뇌를 벗어버리기 위하여 출가를 한 스님들과 불제자들이 세상의 문제로 모였다. 그것도 수행도량의 상징인 봉암사에서 전례가 없는 법회를 연 것이다. 봉암사는 1947년 청담, 성철, 보문, 자운, 우봉 스님이 수행 풍토가 해이해져 위기에 처한 정법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결사를 단행한 이후, 61년 만에 처음으로 산문을 열었다.


대운하 반대를 위한 유명한 글을 쓴 수경스님은 이명박 정부가 인사문제를 통해 국민통합과는 반대의 길을 걷고 있고 지역갈등에 종교 갈등까지 얹어 놓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을 하였다.


불교에서 정식으로 대운하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놓은 것으로 이해가 되는 일이 발생하였는데 기독교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약한 상태라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

김지하 시인도 참석하여 생명사상에 근거한 대운하 반대의 뜻을 대중에게 설명하였다. 그는 이런 일에 나서는 것이 다시 감옥에 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하였지만 그런 각오가 아니면 안된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흥미로운 것은 대운하반대를 귀찮은 일로만 생각하다가 행사 전날 밤에 해우소에서 힘을 쓰면서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깨달은 바가 있어서 힘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어려울 때 한 발 더 나서라는 격려의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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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끝난 후에도 열정적으로 대운하반대 생명사상을 설명하는 김지하 시인


 

이 날은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 도보 순례로 이 곳에 도착하는 날이어서 행사를 더욱 빛내는 자리가 되었다. 김포 애기봉에서 출발하여 도보로 경북 문경의 희양산 봉암사에 도착한 것이었다.


씩씩한 그들의 모습에서 찬성하는 겁쟁이들이 대운하를 하려면 고생 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논리를 바꾸어 가면서 이사람 저사람 말을 꺼냈다가 두드려 맞고 들어가는 형국이라 이번 총선에서도 슬며시 비껴갈려고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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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이 깃발을 들고 법회장을 행진한 다음 내빈석에 자리를 잡았다


 

불교계의 거두인 여러 스님들이 나와서 대운하에 대한 반대 설법과 왜 이렇게 나서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1.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걱정

2. 환경파괴로 이어지는 생명이 파괴되는 것에 대한 우려

3. 물욕을 탐하는 사제들의 거짓 복음에 대한 경고

4. 문화적인 파괴를 저지르는 행위를 포기할 것을 종용


일일히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세하고 확실한 설명이 나왔다. 불제자들과 청중들은 박수로 화답하였고 대운하는 절대로 막아야한다는 신념이 종교적으로 승화되는 현장이었다.


법회가 끝나고 참석했던 사람들 사이에 대화가 계속 이어졌고 그 중 알만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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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기 위하여 참석한 유시민 의원이었다. 마이크를 주지 않아서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는 다른 정치인과는 달리 뜻을 함께하기 위하여 온 그의 진정성이 좋아 보였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이런 상황에 가서 악수나 청해보는 것인데 쑥쓰러워서 가질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지.. 대운하 반대하는 뜻이 분명한 사람들은 또 보게 될터이니...


초파일 외에는 일반인에게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처녀같은 비밀함과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카리스마의 희양산 봉암사가 대운하라는 대재앙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은 종교인의 양심때문이라는 말과 연꽃은 쓰레기 속에서 핀다는 설법의 편린이 가슴에 남았다.


이 나라에 어두운 구름이 몰려오고 있지만 희양산 봉암사는 좋은 날씨 탓인지 너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