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부처님오신날’ 실수

2008. 5. 15. 15:12일반/생활일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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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부처님오신날’ 실수
동아일보  기사전송 2008-05-15 03:15 
[동아일보]

주요사찰 ‘축전 보내기’ 깜빡

‘대리 시주’ 했다 사과하기도

청와대가 행정 착오로 12일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전국 주요 사찰에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축전을 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 정부에서는 관행적으로 부처님 오신 날에 주요 사찰에 대통령 축전을 보냈다.

여권과 불교계 등에 따르면 청와대는 부처님 오신 날 직전 축전을 보내려 했으나 주요 사찰의 상당수가 산속에 있어 축전이 부처님 오신 날 후에 배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발송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산사(山寺)는 축전 배달에 며칠 걸리는 만큼 부처님 오신 날 뒤에 축전을 보내는 게 결례라고 판단했다. 내년부터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 강남구 문화체육과장을 통해 대통령 연등을 달아준 감사의 표시로 시주금 봉투를 보냈는데 봉은사 측이 돌려보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강남구 과장은 일반 편지 봉투에 붓펜으로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봉은사 측은 14일 통화에서 “주지인 명진 스님이 ‘왜 이런 일을 행정처리 하듯 하느냐’며 봉투를 돌려보내라고 했고, 그 다음 날 청와대 불자모임(청불회) 회장인 김병국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과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찾아와 사과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여권 내부에선 개신교 신자인 이 대통령에 대해 불교계에서 지난해 대선 때부터 ‘불교 홀대’에 대한 우려가 나온 마당에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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