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편과 근본법

2008. 7. 4. 14:2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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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 공부를 해 나갈 때
        한 가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 다.

        방편법(方便法)과 근본법(根本法),
        세속제(世俗諦)와 제일의제(第一義諦), 진제(眞諦)와 속제(俗諦),
        다시말해 세간법(世間法)과 출세간법(出世間法)에 대해
        잘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 다.

        방편법이라고 한다면
        사람 들의 근기에 따라 부처님께서
        응병여약(應病輿藥)으로 대기설법(對機說法) 하신 것 처럼
        저마다 사람들의 근기에 따라
        조금씩 달리 설해질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그러나 그 방편들이
        겉보기 에는 다르게 설해져 있다고 하더라도
        근본법에 있어서는
        전혀 다르지 않은 동일한 하나로써
        근본법으로 귀일 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공과 무아에 치 우쳐 있는 사람에게는
        유와 진아를 설함으로써
        그 한 쪽으로 치우침을 타파해주어
        중도의 참된 깨우침으로 갈 수 있도록 설해줄 것이고,

        유와 아상에 치우쳐 있는 사람 에게는
        무와 무상 무아 공을 설함으로써
        그 한쪽으로 치우 쳐진 사견을 타파해 주어
        또한 중도의 참된 진리로 이끌어 줄 것이란 말입니다.

        이렇듯 방편의 가르침에서는
        그 사람 마다의 상황에 따라 또 근기에 따라
        다르게 설 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근본에 있어서는
        하나도 변함이 없는 진리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일한 것임은 말 할 것도 없습니다.
        팔만 사천가지 방편 법 문이 있고 방편법이 있다 하더라도
        근본법에 있어서는 하 나도 나뉨이 없고 분별이 없는
        여일한 한 길인 것입니 다.

        이를테면
        산에 오르는데
        그 산의 남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북쪽으로 가라고 말 할 것이고,
        북쪽에 사는 사람에게는
        남쪽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말 해야 겠지만
        결국에 정상에 오르는 것은 하나인 것 처럼 말입니다.

        세간법에서 보면
        선과 악이 있고,
        그에 따르는 선업과 악업을 지음이 있으며,
        선업과 악업에 따라 육도 윤회라는 수레바퀴를 돌고 돌면서
        끊임없이 그 과보를 받는
        인연과보, 인연법의 굴레 속에서 사는 우리입니다.

        그러나 출세간법, 근본법에서 본다면
        선과 악이 나뉠 것이 없고,
        그러므로 선업 악업 하 는 업이라는 것도 공한 것이며,
        육도 윤회 또한 꿈과 같고 신기루와 같이
        텅 비어 그 실체가 없는 것입니 다.

        그러나 세간법 속에 사는 우리 들로써는
        근본법에 근본을 두고 살아가야하겠지만,
        또한 근본법 에 대한 설법을 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믿으면서 공부해 나가야 하겠지만,
        세간법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입니다.

        그래서 아직 깨닫기 이전에서는
        방편법을 열심히 닦아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깨닫고 나면이야 선도 악도 다 공한 것이지만
        깨닫기 이전에는 여전히 선악을 짓고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초심자 재가불자들에게는 주로 방편법을 일러주심으로써
        복을 많이 짓고 선을 실천할 수 있도록
        보시하는 것과 계율(도덕) 지키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해 천상에 태어나는 법을 가르쳐 주셨으며,

        이제 수행의 길로 들어선 수행 자들에게는
        육도윤회를 벗어나고
        업의 굴레를 벗어나는 대 자유의 길,
        바로 근본법을 설법하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를 본다면야
        이 세상이 있고 내가 있고
        눈귀코혀몸뜻 육근으 로 색성향미촉법이라는 육경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지혜의 안목으로 세상 을 본다면
        이 세상도 공하고, 나도 공하며
        육근 육경 또한 다 공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반야심경의 조견오온개공 이나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이
        다 이러한 공의 세계, 근본 법의 세계를 표현하는 말들인 것입니다.

        모름지기 공부하는 사람들은
        먼저 세간법과 출세간법
        방편법과 근본법에 대한 구 분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전을 보더라도
        또한 스님 들의 설법을 듣더라도
        어떨 때는 근본법에 대한 설법을 접 할 수 있고,
        또한 어떤 때는 방편법에 대한 설법을 할 수 있는 것이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법문을 듣거나 경전을 볼 때는
        이것이 방편법인가 근본법인가를
        먼저 잘 구분할 수 있는 지혜의 안목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세간법과 출세간법,
        방편법 과 근본법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서
        논리적으로만 설법을 접하고 경전을 접하다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많 습니다.


        어떤 경전에서는 선을 실천하고 악을 멀리하라고 했다가[방편법],
        또 다른 경전을 보면 선악이 따로 없다고 하고
        선악이 다 공한 것이라고 하니 말입니다.[근본법]

        불교는 업사상이다 하면서
        악업을 짓지 않고 선업을 증장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면서
        그래야만 악업의 결과인 지옥 아귀 축생 삼악도에 나지 않고
        선업의 결과인 천상 인간 수라에 날 수 있다고 설법을 하다가도[방편법],

        또 어떨 때 보면
        선악이 따 로 없으며, 업 또한 공한 것이라고 하고,
        육도에 윤회한다 는 것도 다 공하므로
        육도에서 훌쩍 벗어나 해탈 열반을 얻어야 한다고 설법을 한다는 말이지요.[근본법]

        보시를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가[방편법]
        주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다고 하기도 한다는 말입 니다.[근본법]

        108배도 하고, 3000배, 일만 배 열심히 절수행해야
        하심이 되고 업장소멸 된다고 설법 을 하기도 했다가[방편법],
        또 어떤 때는 일배가 삼천배가 되고
        지극히 삼배만 해도 일만배가 되는 법이라고 설법을 하기도 한단 말입니다.[근본법]

        염불, 진언, 독경, 절 수행, 좌선 수행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러다가[방편법]
        또 어떤 때는
        깨닫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할 것 없다고
        깨달음도 놓아 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는 말입니다.[근본법]

        그러다 보니
        처음 공부하 는 초심자들 입장에서는
        언뜻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고, 너무 어렵단 말입니다.

        그것이 다 근본법과 방편법에 대한 무지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두 가지 법에 대한 바 른 앎을 가질 수 있다면
        그런 어려움들이 많이 해소될 수 있으며,
        바른 실천수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두 법을 잘 모르면
        근본 법과 방편법에 혼란이 오고,
        어설프게 공부한 사람들이나
        실천은 하지 않고 이론적으로 책만 본 사람들은
        방편 법의 실천을 도외시하고
        근본법만 입으로 나불나불 말만 잘 하는 경우도 얼마나 많습니까.

        방편법, 세간법의 실천은 하지 도 않으면서,
        수행도 필요없다고 그러고,
        염불 독경도 다 필요 없다 고 그러고,
        선악이 따로 없으니 선행을 할 것도 없다고 그러고,
        '선은 도가 아니라'고 그러면서 악행을 일삼는다면
        그 사 람은 방편법을 도외시한 그 죄로, 그 구업으로
        지옥 속에서 몇백년, 몇천년을 보내야 할 지 누가 알겠습니 까.

        깨닫고 보면 그대로 근본법을 굴리며 살 수 있겠지만
        아직 미혹한 우리로서는
        아직 근본법 운운하면서
        세간법을 하찮게 여기는그런 공부를 지어가서는 안되겠습니다.

        진속 이제의 올바른 분별을 통 해 원효성사의 세간과 출세간법을
        아우르는, 진제와 속 제 사이를 자재하게 아우를 수 있는
        무애행으로 표주박 을 두드리며 시장 바닥을 법당삼아 더덩실 춤출 수 있는 지 혜를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임금과 백성, 빈부와 귀천, 생 사와 열반, 부처와 중생
        세간법과 출세간법, 근본법과 방 편법을 자유롭게 오고가며,
        한데 아우르며 운행할 수 있었던 옛 조사스님네들의
        바람처럼 걸림없이 자유로운 무애행을 말입니다.
         
        원오>스님이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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