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할 일 / 황벽희운

2008. 7. 11. 18:0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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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 걸고 할 일 / 황벽희운 


젊었을 때 공부하라
대중들아,너희들이 만약 무명(無明)을 깨부수지 못한다면
죽을 때에는 반드시 괴로워하고 발버둥칠 것이 분명하리라.

어떤 외도들은 남이 공부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저러고 있나`하며 냉소를 보내지만,
내 그대들에게 묻노니,
죽음이 눈앞에 닥치면 무엇으로 생사를 대적하겠느냐?

 

모름지기 평상시에 힘을 길러 놓아야 급한 일이 닥칠때에는
다소 힘을 쓸 수 있는 것이니,
목이 타들어 올 때 비로소 샘을 파는 따위의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

 

죽음이 임박하면 이미 팔,다리를 쓸 수 없으니
앞길이 망망하여 갈팡질팡할
뿐 참으로 괴롭고 괴로우니라.

 

평소에 입으로만 선(禪)을 말하고 도(道)를 말하며,
부처를 꾸짖고 조사(祖를師)를 욕하는 등
제법 공부를 한 듯이 큰소리를 치지만 죽음에
이르러서는 아무 소용이 없느리라.

 

평소에는 큰 소리로 남을 속여 왔으나
죽음을 맞이한 자신마저 어찌 속일 수 있으랴.
형제들아, 부디 권하오니 몸이 건강한 동안에
이 일을 분명히 판단해 두어라.

 

대개 화두(話頭)는 풀기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데
목숨을 떼어 놓고 공부하려고는 아니하고
단지`어렵고 어렵다`고만 하니,
참으로 대장부라면 어찌 이런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자신에게 맞는 화두를 참구하되,밤이나 낮이나,
가나 오나,앉으나 서나,
생각 생각이 끊이지 않고 정신을 바짝 차려 공부해야 하느리라.

 

달마(達摩)가 서쪽에서 왔다는 것도 알고 보면
바람도 없는데 파도를 일으킨 것이요,
세존이 꽃을 들어 보이신 것도 크나큰 허물이라 할 것이니라.

 

대중들아, 도가 특별이 있다고 생각이 드느냐?
그런 생각 하지 마라.
세상사란 어려운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직 마음만 있으면 모두 해결되느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