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可得 - <지금 여기>가 여래요 법신이다.

2008. 7. 11. 18:07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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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에 “과거심도 얻을 수가 없으며, 현재심도 얻을 수가 없고, 미래심도 얻을 수가 없다”고 설하고 있는 것처럼, 마음은 모양도 형체도 색깔도 없기 때문에 그 마음의 본체는 얻을 수가 없다.

이러한 마음의 작용으로 나타낸 것이 중생의 삼계인데, 삼계도 불가득인 것이며, 일체의 모든 존재나 삼라만상도 텅 비어 공(空)한 것이기 때문에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만약 모든 모양이 있는 것을 모양이 아닌 것으로 본다면 여래를 친견하리라”라고 설하고 있는 것처럼, 일체의 차별경계를 초월한 무심의 경지에서 지금 여기 자기의 일을 지혜롭게 하고 있는 그 당체가 여래이며 법신이라는 사실을 체득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달마가 혜가에게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오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안심시켜 주마!”라고 말하자 혜가는 “불안한 마음을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不可得)”라고 대답하고 있다. 그래서 달마는 “내가 그대를 안심시켜 주었다”고 하여, 혜가는 얻을 수가 없는(不可得) 그 마음이 안심을 체득한 경지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유명한 안심법문을 전하고 있다.

 

▶반산 화상이 “삼계에 무법(無法)인데 어디서 마음을 구할 수가 있겠는가?”라고 설하고 있는 것처럼, 마음은 어느 곳에서도 구할 수 없는 것이다. 일체가 텅 비어 공(空)한데 어디서 얻을 수가 있겠는가?

구하고 얻을 수도 없는 마음을 구하려고 하는 것은 물 속에 비친 달을 주우려고 하는 것과 같이 착각과 환상에 떨어지게 된다. 불법은 심법(心法)이다. 마음 밖에서 불법이나 진실을 추구하고 불도를 구하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자이다. 그래서 “마음 밖에 법은 없다” “마음 밖에서 불도를 구하는 것은 외도”라고 선승들이 강조하고 있다.

 

▶설두는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읊고 있다. “삼계는 무법(無法)인데 어디서 마음을 구할 수가 있으랴!” 설두는 먼저 반산 화상의 설법을 그대로 제시하고 있다.

원오는 “이 말은 귓전에 아직 울리고 있네” “또다시 이 말을 거론하고 있는가?”라고 하면서 앵무새처럼 이 말만 언급하지 말고 자신이 잘 점검해 보라고 착어하고 있다.

 

▶“흰 구름은 일산이요, 흐르는 물소리 비파소리로다”라는 말은 삼계(三界) 무법(無法)인데 마음을 어디서 구하랴! 반산 화상의 법문을 단적으로 읊고 있다. 멀리 청산을 바라보면 흰 구름이 유유히 왕래하고 산 위를 덮은 일산처럼 보인다. 고개를 숙여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면 흐르는 물소리가 마치 거문고를 연주하는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그러나 백운(白雲)은 무법(無法)의 상태를 과시하지도 않고, 흐르는 물도 무심(無心)이라고 주장하지 않고 그냥 유유히 왕래하고, 도도하게 흐르고 있을 뿐이다. 무법(無法), 무심(無心)을 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곡조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그래서 “한 곡조, 두 곡조 아는 사람 없다”라고 읊고 있다. 이 말은 〈열자(列子)〉 ‘탕문편’에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연주하면 종자기(鐘子期)는 조용히 귀를 기울여 그 연주를 듣고 이해하였다는 지음(知音)의 고사에 의거하고 있다.

즉 무심하게 흐르는 물소리의 음악을 백아도 연주 할 수가 없고, 종자기도 듣고 이해 할 수가 없는데 어찌 음악도 모르는 사람이 한 곡 두곡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설두는 줄이 없는 거문고(無絃琴)의 연주를 어떻게 들었는가? “비 개인 밤 못가엔 가을 물이 깊다”라고 읊고 있는데, 한 곡 두 곡의 연주를 듣고 잘 파악한 경지를 표현하고 있다.

즉 비가 많이 온 원인 때문에 연못의 물이 많이 불어났다는 결과가 나타나게 된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인연의 화합으로 법이 생기는 것을 진실이라고 하는 것처럼, 불법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한다. 그러한 불법의 진실이 멀리 있는 것도 아니요, 추상적인 것도 아니라 지금 여기에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차 마시고 밥을 먹는 일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삼산법사>님 노트에서 - 모셔온 글

 

 


( 국악 명상곡 "물소리 바람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