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록화홍 /소동파

2008. 7. 11. 19:1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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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綠花紅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 소동파(蘇東坡)

眼橫鼻直( 눈은 옆으로 코는 세로로 있다)-道元선사 

 

아름다운 봄의 풍경입니다. 파르라니 돋아난 봄이 풍경 그대로 생동하는 진리를 보여주고 있는데에 놀란 시인 소동파는 숨을 죽여 감탄했습니다.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유록화홍)"고.
 
당연한 사실에 감동하는 데에는 엄격한 수행이 필요합니다. 13세기 때에 일본의 도원(道元)선사가 중국에서 선을 배우고 귀국했을 때,
무엇을 배우고 왔느냐는 물음에 대답한 첫 마디가 괴짜였습니다.
 
"눈이 옆으로 나고, 코가 세로로 달려있는 것을 진실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빈손으로 돌아왔어요."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처음에는 웃었습니다. 그러나 그등은 자신들의 웃음소리에 배어있는 공허함을 문득 알아차렸습니다.
 
'눈은 옆으로 코는 새로로[眼橫鼻直]'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노라는 언명 속에는, 오직 한 번뿐인 이 인생의 엄숙함을 맛본 이만이 느낄 수 있는 어떤 경지가 숨어 있습니다.
 
이 단순한 사실에 감사할 수 았게 되기까지 외국에서 십 년이란 세월을 수행해야 �다는 것을 두원선사도 절실히 느꼈을 것입니다. 그리고는 새삼스레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시인도 이같이 노래했습니다.
 
눈과 코와 귀와 입이 갖춰진 얼굴을
내가 갖고 있음을 깨달았노라
 
마지막의 '깨달았노라'는 구절이 헤아릴 수 없는 무게로 가슴속에 떨어져 내립니다. 그것은 도원선사가 수행한 십 년의 무게입니다.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 - 버들도 꽃도 명명백백한 자신을 그대로 다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꽃이나 버들이 애써 자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있는 그대로 일뿐입니다. 이 사실을 체득하는 것이야말로 진실된 '불망어게(不妄語戒)'입니다.
 
그것은 단지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계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있는 그대로 거짓을 부정함으로써 '참[眞]'을 드러내라는 것입니다. 모든 존재가 그대로 진실을 나에게 말해 주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불망어계'의 참뜻을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 이불이요
   땅은 깔자리,
   산은 벼게라

   달 촛불 구름 병풍치며
   바다로 술잔 삼아

   마음 껏 취함에
   이에 일어나 춤추나니

   소매자락 걸리는 것
   저 멧부리 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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