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세지 마음이 늙나 / 西山대사

2008. 7. 12. 22:3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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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가 세지 마음이 늙나 / 西山대사
    머리는 세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 이미 말했네
    오늘 닭우는 소리 듣고서
    대장부 할일 다 마쳤다네
    髮白非心白 古人曾漏洩
    今廳一聲鷄 丈夫能事畢

    * 청허(휴정)선사는 젊은 어느날 별원(星院)이라는 마을을 지나다가 한낮에
    닭우는 소리를 듣고 본래면목에 눈을 뜨게되어 너무 기쁜 나머지 두 수의 시
    를 지었는데 그중의 하나이다.
    여기서 옛사람이라 불리우는 이는 아난존자의 제자인 서천 3조 <상나화수>
    존자와 4조 <우바국다> 존자를 말한다.
    상나화수 존자와 우바국다의 첫 만남에서 화수는 자신을 찾아온 국다에게
    "네 나이가 몇이냐?"
    - 열 일곱 살입니다.
    "육신의 나이가 열 일곱인가, 자성의 나이가 열일곱인가?"
    전광석화처럼 물어오는 스승 화수의 질문에 국다는 지체없이 되물었다.
    - 스님의 머리털이 하얗군요. 머리가 세는 겁니까? 마음이 늙는 겁니까?
    "그래. 나는 다만 머리가 세어질 뿐, 마음이 늙는 것은 아니네(髮白心非白)"
    그러자 국다는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스승의 물음에 답한다
    - 저도 육신이 열 일곱 살이지, 자성이 열 일곱 살은 아니올시다"
    첫 만남의 법거량에서 그릇임을 알아본 화수는 제자로 받아들였다.
    2천년 전 두 사람의 문답과 한 낮의 닭우는 소리와 휴정의 진면목은 서로
    어떤 연관을 갖는 것일까?
    화수의 마음(心)과 국다의 자성! 닭울음 소리의 뿌리는 시공을 관통해 있
    는 휴정의 진면목과 일맥 상통하는 눈부신 섬광(覺)이 아닐까?
    육신이 늙지 마음이 늙는 것은 분명 아니다.
    髮白非心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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