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그가 아니다

2008. 7. 17. 15:1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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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제 그가 아니다 

                              / 동산양개(洞山良介807-869)
 
   절대로 남에게서 찾으려 하지마라. 
   멀고 멀어서 나와는 상관없네. 
   나 이제 홀로 가지만 곳곳에서 그를 만나네.
   그는 지금 진짜 나이건만 나는 이제 그가 아니다. 
   마땅히 이렇게 알아야 비로소 여여하게 계합하리라.
 
   切忌隨他覓  與我( ) 我今獨自往 處處得逢渠
   渠今正是我 我今不是渠 應須與摩會 方得契如如 *   멀초
 
* 동산양개 선사는 중국 조동종의 창시자로 어느날 개울을 거너
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서 깨달은 뒤 부른 노래다.
<그는 지금 진짜 나이건만 나는 이제 그가 아니다>. 나의 형상이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편이긴 하지만 나 자체는 아니라고 강
조하고 있다. 남들은 나의 모양이나 이름 행동 등으로 나를 안다
고 하지만 나의 전부를 알지 못한다. 
우리는 인연따라 갖가지 고통을 안겨주는 남들과 만나며 살아
야 한다. 남은 남을 위해 살고 나는 나를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실상은 남과 나의 사이를 이어주는 끈이 있음을 모르고 산다.
여여하게 빛을 발하면서 이어져 있는 균형잡힌 너와 나가 하나
됨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는 날, 그대 노래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