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色은 있는가 ? / 野父道川 선사
멀리서 바라보니 산은 빛깔이 있고
가까이서 들어보니 흐르는 물 소리가 없네
봄은 갔어도 꽃은 여전히 머물고
사람이 와도 새는놀라지 않는다
비밀은 낱낱이 드러나 있고
온갖 사물의 바탕은 원래 평등하다
어찌 모른다 하겠는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을 . . .
遠觀山有色 近聽水無聲
春去花猶在 人來鳥不驚
頭頭皆顯露 物物體元平
如何言不會 祗爲大分明 * 祗 다만, 마침
* 이 시는 모든 사물과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상의 탐구하고
결론을 표현한 중국의 야보도천선사의 시이다.
선사의 深淵처럼 오묘함을 느끼게 한다. 산은 멀리서 보 면 단일의
색깔이나 가까이서 보면 제각기 다른 빛으로보인다. 물소리 역시
거리를 두고 들으면 소리가 있지만가까이서 보면 우주 저편에서 들
려오는 진리의 메세지요, 자연계의 언어이다.
조선초기 함허득통선사는 이 시를 <진실상은 모든 사물과 현상에
낱낱이 드러있다. 비록 色聲을 여윈 곳에 진실상이 있다고 하나 온
갖 사물들은 완연하게 제 모습을 지니고 있다. 비록 완연하기는 하
지만 그 相의 바탕을 찾아 보기 어렵다. 따라서 相도 空도 不空도
없는 곳이 여래의진실상이다> 라고 평했다.
무심의 관찰은 자연계의 사물과 현상에 드러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을 볼수 있다. 비운 마음에는 자연이 온다해서새가 놀랄 까닭이 없다.
봄은 세월의 강물을 타고 흘러 가지만 꽃은 여전히 저만치서 빛깔을
뽐내며 웃고 있지 않은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