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 엄 경
능엄경:제3권4/16 귀로 인식하는 세계
아난아. 또 네가 밝힌 것과 같이 '귀와 소리가
인연이 되어서 귀로 들어 아는 의식이 생긴다'
고 하는데, 그 의식은 귀로 인하여 생긴 것이
므로 귀를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행각하느냐?
아니면 소리로 인하여 생긴 것이므로 소리를
경계를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느냐?
아난아, 만약 귀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면
움직이고 고요한 두 가지 현상이 이미 앞에
나타나지 않으리니 귀가 듣지 못할 것이고,
반드시 듣지 못하면 안다는 것도 오히려 성립
되지 못 할 터이니 의식이 어떤 모양이겠느냐?
만약 귀로 듣는 것을 취한다면 움직이고
고요함이 없으므로 듣는 것이 성립될 수
없으리니 어떻게 귀의 형상과 물질과 감촉이
섞인 것을 가지고 의식의 경계라고 하겠느냐?
귀로 의식하는 경계가 다시 어디를 따라
성립되겠느냐?
만약 소리에서 생기는 것이라면 귀가 인식하는
것은 소리로 인하여 있는 것이므로 듣는 것과는
직접 관계가 없을 것이니듣는 그 자체가 없다면
소리의 소재도 없을 것이다.
저 인식하는 것과 소리를 좇아 생기고, 소리는
듣는 주체를 인하여 소리의 모양이 생긴다고
인정한다면 들을 적에 마땅히 그 인식하는 것을
들어야 하며 듣지 못한다면 귀가 인식하는
경계는 아닐 것이다.
듣는 것은 소리와 같아서 의식이 이미 들리었
으니, 또다시 무엇이 의식을 듣는 것인 줄
알겠느냐?
만약 앎이 없다면 마침내 풀이나 나무와 같을
것이다.
소리와 듣는 주체가 섞여서 중간의 경계를 이루
지는 않았을 것이니 귀가 인식하는 경계와 중간
위치가 없으면 안과 밖의 모양이 다시 어디를
좇아 그렇게 성립되겠느냐?
그러므로 귀와 소리가 인연이 되어서
귀가 인식하는 경계를 생기게 한다고 하는 세
가지는 모두 허무한 것이므로 귀와 소리 그리고
소리의 경계, 이 세 가지는 본래 인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닌 성품이라는 것을 마땅히 알아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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