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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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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 찬라야품(찬羅耶佛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이르시기를,
'먼 옛날 헤아릴 수 없는 아승지겁 전에 부처님이 계셨으니 찬라야불단살
갈아라하삼야삼불(찬羅耶佛但薩竭阿羅訶三耶三佛)19)이라고 이름하셨느
니라. 세간에서 대단히 존귀하시고 세간을 편안케 하셨으며 경에 있어서도
매우 밝으시어 천상천하에서 그 명호를 천중천(天中天)이라고 이름하였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수달(須達)이라고 하였다. 그
는 이만 인과 더불어 찬라야부처님 처소에 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장자의 아들인 수달이 찬라야부처님께 이 삼매에 대하여 여
쭈었다.
찬라야부처님께서는 장자의 아들인 수달이 생각하는 마음을 아시고 곧
이 삼매를 설하셨다. 장자의 아들인 수달이 이 삼매를 듣고 나서 크게 환희
하여 모두 독송수지하고 사문이 되어 이 삼매를 구하기를 팔만 세가 되었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인 수달은 부처님을 따라 매우 많은 경을 들었으며,
무수한 부처님을 좇아 경을 들어 그 지혜가 대단히 높고 밝았느니라. 장자
의 아들인 수달은 그 후 수명이 다하여 도리천에 태어났으며, 그 후 다시
천상으로부터 내려와 세간에 태어났느니라.
이 때에 오랜 겁 전에 또한 부처님이 계셨으니 술사파제단살아갈아라하
삼야삼보(術사波提但薩阿竭阿羅訶三耶三菩)20)라고 이름하셨으며, 그 부
처님은 왕족으로 태어나셨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인 수달은 다시 부처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듣고 그것을 구하였느니라.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인 수달은 오랜 겁 전에 또한 부처님이 계셨으니 뇌
비라야단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賴毘羅耶但薩阿竭阿羅訶三耶三佛)이라고
이름하셨으며, 그 부처님은 바라문종족이셨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인 수달은 다시 부처님 처소에서 이 삼매를 수지하여
팔만 사천 세 동안 이 삼매를 구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이르시기를,
'장자의 아들인 수달은 그 후로부터 팔만 겁이 지난 후에 부처가 되었는
데 그 이름이 제화갈라(提和竭羅)라고 하였다. 이 때에 장자의 아들인 수달
은 인품이 고명하고 용맹스러웠으며 지혜는 매우 광대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 삼매를 보았느냐 말았느냐? 발타화여, 공덕이 바로 그것이니라. 사람
으로 하여금 성취하여 불도를 얻게 하느니라. 만약 보살이 이 삼매를 얻으
려고 하면 마땅히 배워서 외우고 지니며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지켜야 하느
니라. 이와 같이 하는 자는 멀지 않아 불도를 이루리라. 너희들은 아느냐?
모르느냐?
발타화여, 이 삼매는 보살의 눈이며, 모든 보살의 어머니이며, 모든 보살
이 우러러 귀의할[歸仰] 곳이며, 모든 보살이 출생하는 바이니, 너는 아느
냐? 모르느냐?
발타화여, 이 삼매는 어둠을 없애고 온 세상을 밝히느니라. 너는 아느냐?
모르느냐?
발타화여, 이 보살의 삼매는 모든 부처님의 보고이며, 모든 부처님의 땅
이며, 진귀한 보배를 지닌 바다의 샘이며, 무량공덕의 성(城)이며, 명철한
이익을 얻는 경이니, 당장 이 삼매가 나온 바를 알아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이로부터 부처가 나오느니라. 이 경을 들으면 분명히 사의지
(四意止)21) 속에서 서게 되느니라.
무엇을 사의지 중이라고 하는가?
첫째 자신의 몸을 관하고 타인의 몸을 관하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관하
고 타인의 몸을 관하면 본래 몸은 없는 것이니라.
둘째 자신의 괴로움을 관하고 타인의 괴로움을 관하는 것이다. 자신의 괴
로움을 관하고 타인의 괴로움을 관하면 본래 괴로움은 없는 것이니라.
셋째 자신의 뜻을 관하고 타인의 뜻을 관하는 것이다. 자신의 뜻을 관하
고 타인의 뜻을 관하면 본래의 뜻은 없는 것이니라.
넷째 자신의 법을 관하고 타인의 법을 관하는 것이다. 자신의 법을 관하
고 타인의 법을 관하면 본래 법은 없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이르시기를,
'이 삼매를 누가 믿을 것인가? 오직 달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달薩阿竭阿
羅訶三耶三佛)과 아유월치의 아라한 만이 믿을 뿐이니라.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의 소유자는 이 현재 부처님께서 앞에 서 계시는 삼매[現在前立現前
三昧]를 멀리 여의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이 법으로 마땅히 부처님을 염
하며 마땅히 부처님을 친견하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이르시기를,
'이 보살은 마땅히 부처님을 염하고 부처님을 친견해야 하며, 마땅히 경
을 들어야 하지만 마땅히 집착해서는 아니되느니라. 왜냐하면 부처님은 본
래 없으며, 이 법도 또한 인연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본래 공
하여 있는 바가 없기 때문이니라.
각각 법을 염함을 행하지만 이 법 가운데에는 취할 바도 없고 이 법 가운
데에는 집착할 바도 없으므로 공과 같이 매우 청정하느니라. 이 법은 사람
의 생각하는 바로는 분명히 있는 바가 없느니라. 있는 바가 없는 이 법은 거
짓 인연이므로 공적하여 열반과 같느니라. 이 법은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본래 이 법은 없으며, 온 곳도 없고, 역시 갈 곳도 없느니라. 사람은 본래 없
으므로 이 법을 집착하지 않는 자에게는 가까이 있고 집착하는 자에게는 멀
리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이르시기를,
'만약 이 삼매를 지키는 자는 생각[想]으로 인하여 생각이 없음[無想]에
들어가 부처님을 친견하고 부처님을 염하느니라.
깨달음을 지키는 것[守覺]은 경을 듣고 법을 염하는 것이지 깨달음을 지
키는 것은 나를 염하여 얻거나 법에 집착하여 얻는 것도 아니느니라. 왜냐
하면 깨달음을 지킴이 있기 때문이니라.
발타화여, 깨달음을 지킴이 있으면 부처님을 친견하지 못하며, 집착하는
바가 털끝만큼이라도 있으면 법을 얻지 못하느니라.
타인에게 베품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베품이 되지 못하고, 계를 지킴에
바라는 바가 있으면 부정함이 되는 것이니라.
법을 탐하면 열반을 얻지 못하며, 경 가운데 아첨함이 있으면 고명함이
되지 못하느니라.
대중 모임 가운데에 있어서 즐거워하거나 다른 도에서 기뻐한다면 마침
내 한 가지도 얻지 못하느니라.
탐욕 가운데 있어서 염하기 어려우며, 성냄이 있다면 능히 인욕하지 못하
고, 미워하는 바가 있으면 타인에게 착함을 설하지 못하느니라.
아라한도를 구하는 자는 현재불실재전립삼매(現在佛悉在前立三昧) 가운
데 이르르지 못하느니라.
온 바가 없이 머무르면 법락을 생하여 그 가운데 서며, 집착하는 바가 있
으면 공을 얻지 못하니 보살은 끝내 간탐하지 않느니라.
해태심이 있으면 도를 얻지 못하고, 음욕과 질투가 있으면 관(觀)에 들지
못하며, 염하는 바가 있으면 삼매에 들지 못하나니라.'
부처님께서 이 때에 게송으로 말씀하시기를,
이러한 공덕 헤아릴 수 없어
계 받들어 구족하니 허물 없고
청정한 그 마음 번뇌 여의어
이 삼매 행해 이와 같음 얻으리.
가령 이 삼매 가진 이 있으면
지혜는 넓고 커 모자람이 없으며
널리 통달한 모든 뜻 항상 잊지 아니하니
공덕행 밝은 달 같네.
가령 이 삼매 가진 이 있으면
깨달은 뜻 알려 해도 알 수 없고
무량의 도법 훤히 아나니
무수한 모든 하늘 그 덕 옹호하네
가령 이 삼매 가진 이 있으면
항상 스스로 면전에서 무수한 부처님 친견하고
무량한 부처님이 설하신 법을 듣게 되면
바로 능히 수지하고 염하여 널리 행하네.
가령 이 삼매 가진 이 있으면
악한 죄 옅은 고뇌 모두 없애고
모든 부처님 세상을 애민히 여기시어
다같이 이 보살을 찬탄하네.
만약 보살이
미래 무수한 불세존을 친견하려면
한마음으로 기뻐하여 정법에 머물러
마땅이 이 삼매 배우고 외어야 하네
그처럼 이 삼매 가진 이 있으면
그 공덕과 복 헤아릴 수 없으며
사람 몸 받음이 가장 으뜸이니
초월한 출가로 걸식 행하네
만약 말법에 이 경 얻는 이 있으면
공덕과 이익 가장 으뜸이고
그 복 얻음에 다함이 없으니
이 삼매 머무름에 이와 같음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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