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心으로

2008. 7. 19. 12:3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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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으로 차 한 잔 하시지요
여기 
순수를 따다 만든 차 있는데 
무심으로 차 한 잔 하시지요 
문밖 인기척에도 얽매이지 말고 
방안 물 끓는 소리에도 얽매이지 말고 
눈에 보이는 차 색깔에도 얽매이지 말고 
코에 느껴지는 차 향기에도 얽매이지 말고 
혀에 닿는 차 맛에도 얽매이지 말고 
누구의 찻그릇에도 얽매이지 말고 
차 내는 사람에게도 얽매이지 말고 
차 마시는 사람에게도 얽매이지 말고 
너무 기쁜 것에도 얽매이지 말고 
너무 슬픈 것에도 얽매이지 말고 
오고 가는 세상사에도 얽매이지 말고 
차의 그 순수만 마시면 되지요. 
그래도 그냥 차 한 잔 하는 마음 허전하시면 
산사의 노승은 찻잔에 차 꽃이나 띄워 마시지요 
풍경소리에는 귀 씻어주는 순수가 숨어 있고 
차 꽃에는 찻잎 틔우는 순수가 숨어 있을 테니까. 
.......황 청원 님의 산문집 <새벽여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