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별곡

2008. 8. 13. 13:01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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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통해서 우리는 얼마든지 인생을 배우고 인간의 기본윤리와 삶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일찍이 맹자께서는 사단으로 인간의 기본도리를 중용과 예기는 칠정론으로 인간의 심성을 설명했습니다

측은지심() : 주식투자에 실패하여 손실을 본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수오지심() : 얼떨결에 운으로 예상치 못한 투자수익이 발생했을 때 부끄러워하는 마음
사양지심() : 사정이 급한 사람이 먼저 체결될 수 있게 호가를 양보하는 마음
시비지심() : 주식투자의 옳고 그른 방법을 아는 마음

(기쁨) : 다른 사람이 대박이 터졌을 때 축하하고 기뻐하는 마음
(노여움) : HTS가 먹통이 되어 호가창이 안보여도 결코 화내지 않는 마음
(슬픔) : 다른 사람의 주문이 한 호가 차이로 체결되지 않았을 때 안타까워 해주는 마음
(즐거움) : 손익을 떠나서 좋은 종목을 만났음을 즐거워 하는 마음
(사랑) : 한 번에 풀로 주문낼 수 있음에도 일부는 남겨둬서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
(미움) : 운으로 투자수익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경계하며 조심하는 마음
(욕심) : 만만치 않은 종목을 만났을지라도 어려울수록 최선을 다하는 마음 

 

 

주식투자 선배들은 주식투자를 문학으로 승화시켜 돈만 벌면 장땡이라는 메말라가는 각박한 정서에 깨우침을 주며 주식투자를 예찬했습니다.


1.
주식폭락 (원제:진달래꽃
)


 

나보기가 역겨워 폭락할 때에는 
없이 고이 팔아드리오이다

나보기가 역겨워 폭락할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러오리다.

주식 팔아 개운한지 
이젠 주식 아닌지
 
투자수익 바라보며 살아온 내가
 
탐욕 뒤에 가렸는지
 
손실 아픔이 너무
 
수가 없어
 
주식 부도 나지 않길 빌어 줄게요
 
술잔으로 빌어 줄게요

보기가 역겨워 폭락할 때에는 
없이 고이 팔아 드리오리다

여의도 한복판에 증권거래소에
 
쓰다 버린 매도주문지 뿌리오리다

폭락하는 호가창에 놓인 주식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보기가  역겨워 폭락할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작품해설

 

작가 : 소월 (연예인, 소문난 알부자)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고 할 정도로 잘 나가는 인기 연예인으로 수입 중의 상당부분을 주식에 묻어 두고 있으나, 기업분석능력이 부족하여 남의 말만 믿고 쉽게 종목을 고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끔 보유종목이 폭락하면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빨라 재빨리 손절매하여 큰 손실은 피하지만, 그래도 인연을 맺었던 회사인 관계로 부도와 같은 나쁜 소식이 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투자실패를 반성하여 내재가치 분석에 충실해야겠다는 교훈을 삼지 않고 자신이 운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처럼 술 한 잔 마시고 잊어버린다는 점입니다.



2.
데이트레이딩 (원제:서시
)

더블이 날 때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재떨이에 떠는 담뱃재 가루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
신용과 미수는 운이 좋아 쪽박을 대박으로 만들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단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오늘 장에도 급등락속에 허수주문만이 난무하는구나
.

*작품해설


작가 : 서정주 (식당 운영, 데이트레이더)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지만 불황기라 적자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종업원 월급이라도 벌기 위해 손님이 드문 시간에 데이트레이더로 변신하였습니다. 초보 트레이더인데도 욕심은 많아서 일단 목표는 100%수준이나 마음 먹은 대로 쉽지 않아 연신 담배를 피워대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를 하면 망한다고 주변에선 말리지만 자신만은 운이 좋아 대박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허수주문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단타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씁니다.




3. 미수로 상한가 따라잡겠소 (원제: 남으로 창을 내겠소)

미수로 상한가 따라잡겠소

매도물량이 없다 하니 상한가에 받쳐놓고

미수는 최대로 걸지요

거래량 는다고 쫄리가 있겠소
허수 주문은 저절로 피할려오

매수주문 체결 되걸랑

상한가 한번 더 쳐도 좋소

실력이 아니라 운 아니냐면

그냥 웃지요
.


*
작품해설
*

작가 : 김상용 (시골 사는 순박한 농민)

 


시골에 살기 때문에 변변한 투자정보도 얻을 수 없는 작가는 상한가 치는 종목만 무조건 따라 잡는 소위 상따전략으로 일관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밑천이 부족해서 미수를 자주 활용한다는 점. 그저 운이 좋아 실패를 피하지 않겠냐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서 어쩌다가 투자수익이 발생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운이 좋았다고 비아냥거려도 그냥 허허 웃고 맙니다.




3.
株女史 (원제 : 논개
)


거룩한 미수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폭등세는

사랑보다도 강하다
.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하락 종목들 사이에서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폭등세 보여라

아리땁던 점 상한가

곧게 뻗어나가며
석류 속 같은 폭등세

멈추지 못하네
!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하락 종목들 사이에서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폭등세 보여라

이어가는 점 상한가는

차곡차곡 쌓여서

그대의 꽃다운 주식계좌

어이 아니 늘어나랴

!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하락 종목들 사이에서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폭등세 보여라


*
작품해설
*

작가 : 변영로 (전기 작가)

 

술집마담으로 큰 돈을 모아 주식투자에 뛰어든 전설적인 큰 손인 주여사는 손대는 종목마다 폭락장에서도 연일 상한가를 이어갑니다. 오죽하면 주여사가 경영하는 술집에는 술마시러 오는 손님보다 종목을 얻어 들으려고 오는 손님이 더 많았답니다. 그러나 천하의 주여사도 외국인의 지속적인 융단폭격은 피하지 못하였는지, 어느 날 큰 어려움에 봉착한 주여사가 한 외국계 증권사에 방문하여 주문을 담당한 브로커를 껴안고 빌딩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주여사를 그리는 개미들을 안타깝게 여긴 작가의 애틋한 마음이 우러나옵니다.





4.
추세전환 (원제 : 님의 침묵
)


상승추세는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상승추세는 갔습니다

푸른 하락종목들을 헤치고 가장 하락폭이 큰 종목을 따라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마이다스의 손같이 곧고 빛나던 투자실력은 차디찬 미스테이크를 내어서

한번의 추세전환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초단타의 추억은 나의 운명을 시험에 들게 하고

뒷걸음쳐서 갔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점 상한가 치는 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매수잔량에

눈 멀었습니다
주식투자도 게임의 일이라 벌었을 때 미리 손실 나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하한가는 뜻밖의 일이라

우리는 벌었을 때 손실 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손실 날 때 다시 벌어들일 것을 믿습니다

아아! 상승추세는 갔지마는

나는 상승추세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
작품해설
*

작가 : 한용운 (사찰 큰 스님)

 

불황이라 사찰에 시주가 줄어들자 사찰 운영자금을 보충할 생각에 주식투자에 뛰어든 큰 스님도 추세전환의 불똥은 피해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수양의 깊이가 깊으신 큰 스님은 크게 실망하지 않고 다시 손실을 만회할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으면서 후일을 기약합니다.

 



5. 기업탐방 (원제 : 자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외딴 기업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
공장에는 활력이 넘치고 상품을 실어 나르는 트럭이 줄을 잇고

직원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얼굴엔 웃음꽃이 핍니다

돌아와 HTS를 켰습니다

어쩐지 느낌이 좋아 매수주문을 넣습니다

주문을 넣다 생각하니 그래도 한번 더 분석해 보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재무제표를 확인해 보니 더 좋아 보입니다

다시 매수주문을 넣어 봅니다

매수주문을 넣다가 생각하니 며칠 전 보았던 싼 가격이 그리워집니다
HTS
화면에서는 시세가 붉게 물들고 매수주문은 점점 쌓여만 가고

이젠 상한가 팔자 물량만 조금 보이고 추억처럼 저 아래에 내가 사고 싶은 가격이 있습니다.


*
작품해설*

 

작가 : 윤동주 (대학생, 가치투자 동아리 회장)

 

학교에서 가치투자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작가는 외딴 지역에 소재하는 한 중소기업을 탐방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너무나 활력에 넘치는 공장 모습과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에 매우 좋은 인상을 받게 됩니다. 탐방에서 느껴지는 호감만으로도 매수 주문을 넣고 싶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재무제표를 찬찬히 따져보니 흠잡을 데가 없어 보입니다. 이미 상승세에 탄력이 붙어 상한가 일보 직전이라 탐방 가기 전에 봐 두었던 싼 가격이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에는 고시조와 얽힌 주식이야기를 몇 개를 소개합니다
.




1)
하여가


부실주면 어떠하리... 작전주면 어떠하리...
부실주 작전주 서로 만나 어깨동무한들 어떠하리
...
우리도 저리 만나 대박운 누리리라
...

*작품해설*

작가 : 이방원 (현 정권 대통령 비서실장)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한꺼번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맞이하여 부실주이든 작전주이든 주식시장이 활성화되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만 하면 되지 않겠냐는 어처구니 없는 발상으로 많은 경제학자들의 비판을 받게 됩니다.

 




2) 단심가

부실작전주 돌고 돌아 가치우량주 찾아 돌아
부실작전주에 큰 손실 나서 넋이라도 있고 없고
가치우량주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작품해설*

작가 : 정몽주 (전 정권 고위관료)

 

부실주나 작전주로 주식시장이 활력을 찾더라도 일시적이며 오히려 부작용이 우려되므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식투자의 정도인 가치투자를 해야 한다는 하여가의 답가로 널리 전해져 옵니다.




3)
한산섬


시퍼렇게 물들은 전광판 앞에 앉아서  
큰 손실 앞에 두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어디선가 "장 끝났는데요" 하는 소린 남의 애를 끊나니..

*작품해설*

작가 : 이순신 (해군 장교)

 

얼마 되지 않는 군인월급을 탈탈 털어 매수한 종목이 시장폭락으로 말미암아 큰 손실에 직면하게 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자초지종을 파악하기 위해 증권사 객장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았지만 결정을 하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시장이 끝나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4) 개미가 (원제 : 고려유신 회고가)

수천억씩 팔아대는 외국인에게 단신 개미로 덤벼드니

대박운은 간데 없고 기관마저 파는구나
어즈버 대세상승은 꿈이런가 하노라.

*작품해설*

작가 : 길재 (전국 개미 협의회 간사)

 

외국인, 기관투자가 등 메이저들 사이에서 어쩔 도리가 없는 개미의 무력함에 절절이 묻어나는 아픔이 그대로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