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의 유치하고 저급한 목사들의 엉터리 예수나팔에 빌붙어 낡아빠진 토목공사식 산업관 따위 하나로 뭘 어떻게 제대로 하겠다는 것인가?”
김지하〈사진〉 시인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던졌다. 그는 9월 4일 본지에 보내온 ‘가만히 좋아하는 -헌법파괴·종교차별 이명박 정부 규탄 범불교도대회를 보고-’제하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쓴 소리를 던지고 “최근 이명박 정부의 불교에 대한 종교차별은 헌법파괴수준에까지 이르고 있고, 여기에 대한 범불교적 비판은 평상의 수위를 이미 훨씬 넘어서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일부 목사들의 행보를 “사탄이나 악마가 없이는 제 일을 못하는 사람들, 극도로 유치한 분별지(分別智) 그 자체들인지라, 공연히 사탄이며 악마를 만들지 않으면 꼼짝도 못하는 ‘사탄 프렌드리’들”이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극소수의 저급한 목사들에게 빌붙어 구시대 토목공사식 산업관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불교 측이 보여주고 있는 이 ‘가만히 좋아하는(자제된 열정)’ 양식의 반공(反攻)에 크게 감사해야 한다”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지만 들어둘 말이 있다면 귀를 쫑긋 세워 잘 들어두는 것이 진짜 CEO”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려 200자 원고지 300매 분량의 기고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그리고 일부 몰지각한 개신교 목사들을 향해 쓴 소리를 던지는 한편 촛불과 인터넷 탄압에 대한 소모적 권력행사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글을 통해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던지는 것과 관련해 지난날 자신을 도와준 데 대한 보은 차원에서 “말 몇 마디라도 도울 수 있기를 원해서”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생태·생명문제와 관련해서 요즘 대통령은 완전히 건달”이라고 비판하면서 최근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론을 짝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또한 뉴라이트에게만 도와달라고 손을 내미는 것은 반쪽 소통이라고 지적하고, “사회라는 이름의 대중통합의 원만성 확립은 대통령의 책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세계문명사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단언하고, “문명의 변화를 이끄는 저류에는 동학류의 개벽사상과 수만 년 고대 아시아의 신화들과 함께 거대하고 심오한 불교적 사유가 깔려있다”면서 문화와 문명의 대변동기에 깊이 들어가는 상황에서의 대안은 ‘화엄개벽’뿐이라고 강조했다. 화엄경과 개벽적인 모심의 선(禪)에서 다가올 미래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964호 [2008-09-05] 출처:법보신문 http://www.beopbo.com/article/view.php?Hid=58035&Hcate1=1&Hcate2=9&Hcmode=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