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로은(海老隱)

2008. 9. 10. 11:4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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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로은(海老隱) -새우그림의 畵題

 

 

長夜性性座 긴 밤에 성성하게 깨어서 좌선하고

 天日寂寂行 대낮에는 적적하게 숨어 지내듯한다 

誰知海老隱 숨어서 왕새우 됨을 누가 진정 아는가?

脫殼得立命 껍질을 벗어버리고 안심입명 얻음을 . .

해로海老란 이름은 새우가 태어날 때부터 아주 어려도 수염과

굽은 등 때문에 바다의 늙은이란 애칭이다.

은隱은 은거 안거의 뜻으로 산모가 해산월이면 어두운 산실을

찾아 들어가 어린 아이를 잉태한다. 은거란 말은 산실에 들어가

숨는다는 말과 같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다는 뜻이다.

 

새우의 종류는 많으나 크리로는 왕새우와 작은 새우로 나눈다.

원래 종자가 작은 새끼 새우는 세월이 지나도 새기 새우 그대로

남는다. 왕새우 종자는 중간 성장과정에서 껍질을 한차례 벗고

나서 왕새우로 성장한다. 이 껍질을 벗는 시기가 다가오면 왕새

우는 어두운 수초水草 속이나 바위 굴속 등에 들어가 숨어서 껍

질을 벗을 준비를 한다. 숨을 자리를 찾지 못한 새우는 껍질을

잘 벗지 못해서 왕새우도 되지 못한다.

 

수행하는 사람도 이와 같이 숨어지내는 기간이 꼭 필요하다는

뜻으로, 껍질을 벗고 왕새우로 거듭나듯이, 자기에게 맞는 수행

길을 찾아 숨어 지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초심初心에서 옛사람은 말한다.

 

"석가세존께서는 6년을 묵언중에 계셨고, 달마대사께서는 9년을

소림굴에서 나오지 아니하신 미더운 가풍이니라"

<지묵스님의 선이야기> 중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