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인혹(不受人惑).대장부라야 된다/무비스님

2008. 10. 8. 10:4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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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시 송파구 올림픽 공원 內 중앙 호수, 노란 어리연의 가을걷이 /無相行

 

시중(示衆)
           
  14- 3 대장부라야 된다
  
道流야 儞若欲得如法하면 直須是大丈夫兒라사 始得다
若萎萎隨隨地하면 則不得也니라
夫如시[斯瓦]嗄之器는 不堪貯醍醐니
如大器者는 直要不受人惑이라
隨處作主하야 立處皆眞이니라
                 

  해석

     
    “도를 배우는 벗들이여!
    그대들이 만약 여법(如法)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대장부라야 비로소 할 수 있다.
    만약 시들시들하고 나약하게 흐느적거려서는 안 된다.

    깨어진 그릇에는 제호(醍醐)같은 좋은 음식을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큰 그릇이라면 다른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고
    어딜 가나 주인이 되어 그가 선 자리 그대로가 모두 참다운 삶이 된다.”

      임제록 강설 / 무비스님

    이 단락을 부연하면 이렇다.
    불교의 문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진정한 불교인은 드물다.

    불교공부를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공부를 한다고 해서 아무나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여법한 불교인이 되려면 먼저 세속적 명리(名利)를 초개같이 보아야 한다.

    세상사 인생사가 모두 무상한 줄 알고 허망하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나아가서 있다 없다, 선이다 악이다. 라고 하는 편견에 떨어져서도 안된다. 그것은 모두 세속적 안목이다.

    세속적 가치관을 가지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은 불교인이 아니다.
    또 하나 결단력과 용기가 있어야 한다.
    나약하거나 비실비실해서는 불교를 제대로 체득할 수 없다.

    조사스님들은 무쇠로 지어 만든 사람, 또는 쇠말뚝 같은 사람이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이런 저런 주장에 미혹되어서도 안된다.
    명예와 이익과 칭찬에 좌우되어서도 안된다.
    정직해야 한다.
    의롭고 떳떳하게 행동해야 한다.

    어디를 가나 당당한 주인이 되어 그가 선 자리가 그대로 참되고 진실한 삶이어야 한다.
    더럽고 깨어진 그릇에는 좋은 음식을 담을 수 없다. 
    빼어나고 훌륭한 그릇이어야 한다.
    그를 대장부라 한다.

    불교의 문에 드나들면서 입으로 불교를 운위한다고 불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머리를 깎고 중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불교인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세상에서 칭송받는 의인(義人)이나 영웅호걸보다도 더욱 빼어난 사람이 불교인이다.

    여기서 다시한번 해야 할 공부는,

    남에게 속지 말라. 불수인혹(不受人惑).
    그리고 어디서든지 주인으로 살라. 수처작주(隨處作主).

    그리하면 그대 선 곳이 모두가 참된 삶이리라. 입처개진(立處皆眞).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