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2008. 12. 18. 11:1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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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의 어린 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스무살에 경기도 파주 군수가 된 맹사성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느 날 그가 무명 선사를 찾아가 물었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이 고을을 다스리는 사람으로서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대답했다.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그런 건 삼척 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먼 길을 온 내게 해 줄 말이 고작 그것 뿐이오?"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무명 선사가 녹차나 한 잔 하고 가라며 붙잡았다.

그는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스님은 찻물이 넘치도록 그의 찻잔에 자꾸만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닌가.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칩니다."

맹사성이 소리쳤다.

하지만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 찻잔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 나 있는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졌고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황혼 인생의 배낭 속에 
 
  
 

  

흔히 노년은 상실의 세대라 한다.    
상실 당하기 전에 버릴것은 스스로 털어버려라
그래서 우리 인생의 배낭을 가볍게 하자.

과거에 묶여있으면 현실 적응력이 떨어진다.
인생의 종착역엔 1등실 2등실이 따로 없다. 

50대는 인물의 평준화,  60대는 직업의 평준화, 

70대는 건강의 평준화, 80대는 생명의 평준화라 하지않았나.

 

  
잘나고 못나고가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이
삶의 끝이요 생의 종착이다. 

품 안에서 벗어나고 조직에서 벗어나고
모든 구속에서 벗어나고, 미움의 짐도 벗어 버리고
원망의 고리도 끊어버려 배낭을 가볍게   
하여 황혼인생 마지막 고개를 넘어야한다. 

불필요한 건 탐욕이니 욕심의 분모를 작게하여
홀로서기의 멋진 포즈, 자유선언의 독립의 포즈
마음을 비운 해탈의 포즈,
경쟁을 초월한 평심서기(平心舒氣)의 포즈로
한번 남은 마지막 고개를 넘어가자.

   

  
인생의 배낭 속에 즐길 것(樂) 하나는 꼭 들어 있어야 한다.
낙(樂)이 없는 인생은 사는게 아니라 생물학적인 연명일 뿐이다. 

등산의 쾌감을 흔히들 마운틴 오르가즘(mountain orgasm)이라고 표현한다.
낚시든 등산이든 여행이든 컴퓨터이든 최고의 낙이 오르가즘이 아닌가. 
  


살아 있는 동안에 오르가즘을 최대한으로 느끼다가 가는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라 한다.
낙이 없는 인생은 권태의 연속일 뿐이다 .

즐겁게 사는 사람은 즐거울 낙(樂),
불평하며 사는 사람은 괴로울 고(苦)로
남은 길이 바뀌어진다. 

= 옮겨온 글 =
       
平心舒氣 : 마음을 평온하고 순화(順和)롭게 함 또는 그런 마음.
줄여서 평심(平心)이라고도 함. 

      

  

 눈물 젖은 두만강 / 기타사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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