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3. 12:3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마음 모양을 묻는 것이여. 무슨 물건이 왔노?
꽉 맥혔지.
꽉 맥힌 그것이 도학자(道學者)여. 참말로 도학자기 때문에 맥혔지.
도학자가 아닐 것 같으면 무었이라도 따져서 대답할 것이여.
거기다 맨들어서 마음이 뭣이다 별별 소리를 다 붙일 것이여.
하지만 꽉 맥혔어.
이뭣고? 몸뚱이 끌고 다니는 이것이 뭐냔 말이여?
송장을 끌고 다니는 이것이 뭐냔 말여. 마음이 뭣이여?
별소리 다 같다 붙여놨자 뭘혀. 소용없는 거라 말이여. 밥을 먹지,
옷을 입지, 가고오지, 아 이런 물건이 뭐냔 말이여.
도대체. 꽉 맥혀서 알 수 없다.
이 물건을 알 수 없는 물건, 내 물건 알 수 없다 말이여.
그렇게 꽉 맥힌 것이 의심이여. 의심이 일어나면서 그만 분심(憤心)이 난다.
내가 나를 모르다니, 어째 이것을 모른단 말이냐.
빛깔은 어떻게 생겼으며, 모양은 어떻게 생겼으며,
몸뚱이는 코도 입도 귀도 있지만 그놈은 눈도 코도 아무것도 없는 놈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서 왔으며,
천만겁에 상주불멸(常住不滅)하는 것인데 대체 그놈이 어떻게 생겼난 말여.
알 수가 있나.
알 수가 없으니 의심이란 말여. 그놈이 확 일어나면서,
어떻게 내가 나를 몰랐냔 말여. 어찌 내가 이렇게 나를 몰라.
기가 막힌 일 아닌가. 스승이 묻는 바람에 꽉 맥혔어.
육조스님이 "무슨 물건이 이렇게 오느냐?" 이 한마디에 꽉 맥혔네.
알 수가 없는 마음이 나면서 분심이 일어나. 내가 나를 그렇게 몰라?
과거에 든 부처님은 모두 다 깨달아서 생사 없는 도리를 증득했는데,
나는 이렇게 생사 있는 허망한 몸뚱이를 가지고는 내 몸인 줄 알고
송장 끌고 다니는 놈을 몰라. 기가 차지.
분심이 일어나면서 그만 신심이 난다.
꽉 믿어. 내가 나를 꼭 깨달아야겠다.
내가 나를 깨닫는데 중요한 것이 이 법이구나.
이 뭣고 뿐이여. 이뭣고? '이' 한놈이 뭐냔 그 말여.
육조스님이 처음 한 화두여.
부처님도 견명성오도(見明星悟道)했지. 그게 '이뭣고'였지.
가섭존자는 부처님이 거염화하는 바람에 척 깼지.
그게 다 이 뭣고 도리지 뭐여.
부처님 화두가 없다 해서 없는 건가?
알 수 없는 그것을 의심하는게 참선법이여. 활구참선법이여.
하는 법이 이 뭣고여. 이뭣고 뿐이여! 밥 먹는 놈 이뭣고,
옷 입는 놈 이뭣고, 가는 놈 이뭣고, 오는 놈 이뭣고. 이것이 무엇이여?
이 뭣고하는 놈이 이 뭣고를 모르는디 이뭣고 뿐이지. 가는 놈, 오는 놈,
밥숟가락 든 놈, 젓가락 든 놈 이럴게 뭐있어.
당장 이뭣고 한놈이 다 알지. 그런데 이뭣고를 모르니 이뭣고지.
이뭣고를 꼭 허되 이뭣고 조차 생각생각 상속을 못할 적에는
망념이 들어오니까, 자꾸 망상이 쳐들어오니까 이뭣고를 자꾸 갇다 붙여.
이뭣고에 이뭣고를 또 붙이고.
이뭣고를 자꾸 염염상속(念念相續)할 거 같으면. 한달 혀, 두달 혀,
일년 혀, 삼년 혀. 삼년만 철두철미하게 인사도 허지 말고,
인사한다고 맨날 돌아 댕기지 말고 어디 나가지 말고 잠도 꼭 잘만큼 자고는
이뭣고만 정성스럽게 닭이 알 품듯 이뭣고만 해보란 말여.
처음에는 망상도 일어나고 가슴 속에서 망념도 쉴 새 없이 자꾸 물에
거품 일어나듯, 화로에 불꽃 일어나듯 자꾸 일어난단 말여.
그놈이 내 본각을 가려버리고 캄캄하거든.
그러나 이뭣고를 해 의단이 독로하면 일체망념이 들어오지 못하니까
이뭣고 뿐이니까. 이뭣고만 자꾸자꾸 하면 이뭣고가
그만 일체 망상 덩어리가 이뭣고에 와서 오지도 못하지.
이뭣고만 쏙 해서 툭 터질 것 같으면,
본래면목 내 이뭣고 본래면목이 그대로 나와.
어디 감춰놨나? 감춰놓은 것이 있어야지.
거기서 툭, 그놈이 무슨 마음이다,
성품이다 고런 것 같고는 안돼.
따지는 참선은 사량분별 참선이라 안하는 것이 낫단 말여.
화두 없이 가만히 앉아있는 참선은 묵조사선(默照死禪)이여.
죽은 참선, 송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참선이여.
그게 다 같은 것 같지만 같은 것이 없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바로 설산 들어가서 6년만에 확철대오 이뭣고를
깨달아서 척 나와서 이뭣고 참선법 하나 전했지 다른 법 절대 없습니다.
49년 설법할 때 모두 이뭣고 깨달으라고 그 많은 방편 일렀지.
방편요설을 하셨지만 꼭 이뭣고 깨달으라는 것 뿐이여.
이뭣고 하나 꼭 가지고 이렇게 화두참선을 해야 선이지,
이뭣고 밖에 무슨 죽은 놈의 참선....
우리 부처님 말씀에도 활구참선법, 견성성불법 밖에는 없으니까.
부처 되버리는 법 그건 깨달아 증하는 거지.
화두를 꼭 이뭣고 해나가기를 부탁합니다.
이뭣고를 잘해나가면 더할 게 없지. 항상 이뭣고여. 자나오나 이뭣고여.
항상 이뭣고를 배꼽 단전 밑에 놓고 이뭣고를 하는디
왜 단전 밑에 두라 하냐면
참선하는 노인네가 이뭣고를 단전 밑에 두라 했는데
상기(上氣)가 올라올까 두려워니까.
눈썹 사이에도 이뭣고 둘 수 있고 코에 둘 수 있는데 이뭣고를 어따가
못 둘 것이여.
하지만 그놈 두는 장소를 배꼽 밑에 두라 했단 말이여.
왜 그러냐면, 그놈이 그만 상기가 돼.
상기가 돼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육단심이 동하면 생각하는 가운데
병이 되가지고 못쓴단 말이야.
배꼽 밑에 둬서 이뭣고를 하는데 그놈을 하는 방법이 내가 병을 걸렸다
나았으니까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여.
참선하는 사람이 선방에 들어와서 모두 그 병이 걸린단 말이여.
조식을 잘 못해 걸리는 것이여.
이뭣고, 이뭣고 하다가 숨이 차기도 하고 육단이 동하기도 하고
상기가 올라와 못쓴단 말이여.
이뭣고 할 때 알 수 없는 의심이 배꼽 밑에 가서 딱 붙어 있습니다.
고렇게 해버릇해서 한번허고 두번허고 살살 그놈을 묘리있게 해나갈 것 같으면
머리가 대번에 상쾌합니다.
아주 상쾌해. 이뭣고를 조식으로 해나갈 것 같으면 상기가 없습니다.
상기가 들어오면 도는 못닦습니다.
출처: 조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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