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0. 08:11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 질문 >
'한 생각이 나는 곳이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습니까?
< 답변 > / 대우거사
확인해서 뭐 하려고?· · ·
그 알음알이를 갖고 계속 요리조리 엎치락뒤치락 하지 말고 그냥 문득 쉬시오.· · ·
볼 수도, 알 수도, 들을 수도 없고,
안팎이 허공처럼 텅 트였다고 말했으면 더 이상 할 말 다 한 거요.
이러한 말도 중생을 이끌기 위해 어쩔 수 없어서 말한 것이니,
그 뜻을 사무쳐 얼른 쉴지언정, 계속 그 말을 추켜들고 이러쿵저러쿵 한다면
언제 근본을 밝히겠소?
'진리는 말이 없다'고 했소. 진리는 스스로 원만하기 때문에 그렇소.· · ·
그러나 말이라는 것은 어떠한 경우도 치우칠 수밖에 없소.
'이렇다, 저렇다', '이다, 아니다' 등등.· · ·
성인들은 다만 그처럼 한쪽에 치우쳐 붙어있는 것을 떼어주기 위해
방편을 쓴 것뿐이오. 다시 말해, '있다'는 것을 떼어주기 위해
'없다'를 말한 것뿐인데, '없다'고 하면 '있다'를 버리고
얼른 '없다'에 가서 달라붙으니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오.·
그렇게 무슨 말을 들으면 그 뜻을 깊이 참구하려 하질 않고
그 말만 통째로 집어삼키니, 다 비워내도 시원치 않을 그 지견들만
계속 긁어모으고 있는 꼴이오.
오죽하면 '있다'고 알면 바보고, '없다'고 알면 멍청이라고 했겠소?· · ·
어떻게 알아들어도 생살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거요.
말이라는 것이 기껏해야 관찰자와 관찰대상 사이에서
지지고 볶고 하는데서 나오는 거요. 그런데 만법이 자체로 성품이 없어서
관찰자(能)도 관찰대상(所)도 다 빈 것이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지 않았소?
그러니 그 빈 것과 빈 것 사이에서 시끄럽게 먼지 피워봐야
그게 몽땅 다 빈 것, 헛 짓이라 소리요.
그런데도 여전히 능·소(能所)가 전부 실제로 있는 거라 여기고,
본 바가 어떻고, 들은 바가 어떻고, 안 바가 어떻고 하고 있으니
그걸 망령된 생각, 망정(妄情)이라고 할 수밖에 없잖소?
불법(佛法)은 알고 모르고, 깨닫고 깨닫지 못하고와 상관없는 거요.
그런 것 몽땅 상관없이 내 마음이 스스로 온전하여
내가 본래 부처임을 얼른 알아차려야 합니다.
-현정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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