普眼菩薩章(보안보살장) 3
선남자여, 깨달음이 성취된 까닭에 마땅히 알라.
보살이 법의 속박을 싫어하지 않으며, 법의 해탈을 구하지
않으며, 생사를 싫어하지 않으며, 열반을 좋아하지 않으며,
지계하는 이를 공경하지 않으며, 금계 범한 이를 미워하지
않으며, 오래 수행한 이를 소중히 여기지 않으며,
처음 배우는 이를 가벼이 여기지도 않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일체가 깨달음이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안광(眼光)이 눈앞의 경계를 볼 때에
그 빛이 원만하여 미워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으니,
무슨 까닭인가. 빛의 체는 둘이 아니어서
미워하고 좋아할 것이 없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이 보살과 말세 중생으로서 이 마음을 닦아 익히
어 성취한 자는,이에 닦음도 없고 성취함도 없느니라.
원각이 널리 비추어 적멸이 둘이 없으니
그 가운데에 백천만억 불가설 아승지(阿僧祗) 항하사
(恒河沙)의 모든 부처님 세계가, 마치 허공꽃이 어지러이
피었다가 어지러이 멸하는 것과 같아서 즉함도 아니고
여읨도 아니며 속박도 아니고 해탈도 아니다.
비로소 알라.
중생이 본래성불(本來成佛)이며 생사와 열반이 지난밤의
꿈과 같다.
선남자여, 지난 밤 꿈과 같으므로, 마땅히 알라,
생사와 열반이 일어남도 없고 멸함도 없으며 옴도 없고 감
도 없다.
그 증득할 바를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으며 취함도 없고
버림도 없다.
그 능히 증득하는 이도 맡김[任]도 없고 그침[止]도 없고
지음[作]도 없고 멸함[滅]도 없다.
이러한 증득함도 없고 증득하는 이도 없어서 일체 법의 성품
이 평등하여 무너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보살들이 이와 같이 수행하며, 점차로 하며,
사유하며, 주지하며, 방편을 쓰고, 깨달아야 하니,
이와 같은 법을 구하면 또한 답답하지 않으리라."
그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안아, 그대는 마땅히 알아라.
일체 중생들의
몸과 마음이 다 환과 같아서
몸의 모습은 사대에 속하고
마음의 성품은 육진으로 돌아가나니
사대의 체가 각각 여의면
무엇이 화합한 자가 되리오.
이와 같이 점차 수행하면
일체가 모두 청정해져서
요동치 않고 법계에 변만하여
지음도 그침도 맡김도 멸함도 없고
능히 증득하는 이도 없으리라.
모든 부처님 세계들이
마치 허공꽃과 같아서
삼세가 다 평등하여
필경에 오고 감이 없느니라.
처음 발심한 보살과
말세의 중생들이
불도에 들기를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같이 닦아 익힐지니라.
- 원각경(圓覺經)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