彌勒菩薩章(미륵보살장) 2
선남자여,
비유하면 환의 가림으로 망령되이 허공 꽃을 보았다가 환의 가림
이 만약 없어지면 이 환의 가림이 이미 멸했으니 어느 때에 다시
일체 모든 환의 가림을 일으키는가 라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환의 가림과 허공꽃 두 가지가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허공 꽃이 허공에서 멸할 때에 허공이 어느 때에 다시 허공 꽃
을 일으키는 가라고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인가?
허공에는 본래 꽃이 없어서 일어나고 멸하지 않기 때문이다.
생사와 열반은 한가지로 일어나고 멸하거니와 묘각이 뚜렷이 비춤
에는 꽃도 가림도 여의느니라
선남자여,
마땅히 알라 허공이 잠시도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잠시도 없는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다시 여래의 원각이 수순해서 허공의 평등
한 본성이 됨이 겠는가
선남자여,
금광석을 녹임에 금은 녹여서 있는 것이 아니며 이미 금을 이루고
나면 다시 광석이 되지 아니한다
끝없는 시간이 지나도록 금의 성품은 무너지지 않으니 마땅히
본래 성취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말라.
부처님의 원각도 또한 다시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여,
일체 여래의 묘한 원각의 마음은 본래 보리와 열반이 없으며,
또한 성불과 성불하지 못함이 없으며 망령된 윤회와 윤회가
아닌 것도 없느니라
선남자여,
단지 모든 성문들이 원만히 한 경계도 몸과 마음과 말이 다
끊어져서 마침내 저가 친히 증득하여 나타난 열반에 이르지
못하거늘, 어찌 하물며 능히 사유하는 마음으로 여래의 원각
경계를 헤아릴 수 있겠는가
마치 반딧불로써 수미산을 태움에 마침내 그럴 수 없는 것과
같이 윤회하는 마음으로써 윤회의 견해를 내어 여래의 대적
멸 바다에 들어간다면 마침내 능히 이르지 못하느니라.
이런 까닭에 내가 설하기를
'일체 보살들과 말세 중생들이 먼저 비롯함이 없는
윤회의 근본을 끊으라'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지음이 있는 사유는 유위의 마음[有心]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다 육진의 망상 인연 기운이요, 실제 마음의
체는 아니다.
이미 허공 꽃과 같으니 이러한 사유를 사용해서 부처님 경계를
분별한다면, 마치 허공 꽃에다 다시 허공과 일을 맺는 것과
같아서 망상만 점점 더해질 뿐이니, 옳지 못하니라.
선남자여,
허망하고 들뜬 마음이 공교한 견해가 많아서 능히 원각방편을
성취하지 못하니 이와 같은 분별은 바른 물음이 아니니라
그때 세존께서 거듭 이 뜻을 펴시고자 게송을 설해 말씀하셨다
금강장이여, 마땅히 알아라
여래의 적멸한 성품은
마치고 시작함이 일찍이 있지 아니하니
만약 윤회하는 마음으로
사유한다면 곧 뒤바뀌어서
다만 윤회하는 경계에 이를 뿐이요
능히 부처님의 바다에는 들지 못하느니라
비유하면 금광을 녹임에
금은 녹인 까닭에 있는 것이 아니며
비록 본래 금이나
마침내 녹임으로써 이루어지니라
한 번 진금의 체를 이루면
다시는 거듭 광석이 되지 않느니라
생사와 열반과
범부와 모든 부처님께서
한가지로 공화상(空花相)이라
사유도 오히려 환화이거늘
어찌 하물며 허망함을 힐난하리오
만약 능히 이 마음을 요달하라
그런 후에야 원각을 구하리라
- 원각경(圓覺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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