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를 행복하게 하면 그것이 사랑이다

2009. 3. 9. 09:09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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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또 그리움대로 / 최광림 갓 눈 틔운 싱싱한 바람 한 줌 손에 쥐고 산을 오른다 그대 멀리 있어도 소리 없이 다가와 풀꽃의 이름으로 척박한 내 가슴에 획을 짓거나 혹은 노을로 내려앉는 오늘, 그것은 해체된 아픈 살점의 얼룩진 흔적이다 녹 슨 쇳조각 뻘 밭에 묻고 흰 목조차 가늘어진 연안부두엔 낙도의 꿈을 실은 연락선이 긴 꼬리를 흔들며 사랑 한 조각 품에 담고 있을까, 바람이 산을 밀어내고 등을 떠밀어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그대 눈 속에 내가 들어앉은 폐기할 수 없는 그리움의 피사체인 까닭이다 길은 이제 또 다른 길을 만들지 않는다 골을 따라 흐르는 바람의 행렬과도 같이 온 길 되짚어갈 뿐, 얼마간의 세월이 내 목마름에 운을 더하고 우듬지의 애기집을 유혹한다 해도 사랑은 사랑대로 그리움은 또 그리움대로 다만 그리 흘러 넘쳐라.

 

사진. 환날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