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4. 09:4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서산대사의 오도송 / 청허 서산대사
머리는 희나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옛사람들이 이미 말해버렸네
이제 닭우는 소리 한 번 듣고서
대장부의 할 일을 다 마쳤다네
홀연히 나를 발견하니
온갖 것이 나 아님이 없어라
천언만어의 보배로운 경전들이
본시 하나의 빈 종이 였었네
髮白心非白 古人曾漏洩 今聞一鷄聲 丈夫能事畢
발백심비백 고인증루설 금문일성계 장부능사필
忽得自家底 頭頭只此爾 萬千金寶藏 元是一空紙
홀득자가저 두두지차이 만천금보장 원시일공저
* 이 시는 조선시대의 불교를 대표하는 서산 스님의 오도송(悟道頌)이다.
스님은 1552년(명종 7)에 승과에 급제하여 대선. 중덕을 거쳐 교종판사
(敎宗判事) 선종판사(禪宗判事)를 겸임하기도 하였다. 법호는 청허(淸
虛)요, 법명은 휴정(休靜)인데, 서산 대사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스님은 무엇보다 훌륭한 저서가 많아서 뒷 사람들에게 눈이 되고 있다.
흔히 말한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다고. 이런 이치를 고인들은
이미 일찍이 누설해 버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로 이치 또한 간단하다
그러나 그 늙지 않는 마음을 실증하기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
스님은 길을 가다가 낮에 닭 우는 소리를 듣고 한 생각이 돌아왔다. 여러
생을 지고 다니던 천근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이다.
그토록 초조하고 불안하고 밤잠을 못 이루던 일을 다 마쳤다.
그래서 대장부가 할 일을 능히 마쳤다고 한 것이다.
장부의 할 일을 다 마치고 보니 이것이나 저것이나 모두가 다를게 없고
팔만사천의 경전도 본래는 하얀 종이요,
본래 그 곳에 당신이 있었던 것이다.
'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 > 제불조사스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연이 모이는 때 /선효스님 (0) | 2009.03.30 |
---|---|
삶과 죽음의 갈림/현각스님 (0) | 2009.03.25 |
오직 할 뿐/현각스님 (0) | 2009.03.23 |
"니? 여자 생겼제? "/성철선사 (0) | 2009.03.19 |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월호스님 (0) | 2009.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