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사시사/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2009. 4. 8. 09:13사상·철학·종교(당신의 덕분입니다)/유교(儒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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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길도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어부사시사 (漁父四時詞)는 1651년(효종 2)에 윤선도(尹善道 : 1587~1671)가 지은 연시조 이다 지은이가 65세 때 벼슬을 그만두고 전라남도 보길도 부용동에 들어가 한적한 나날을 보내면서 지은 노래이며, 세상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연과 한몸이 되어 강호한정(江湖閑情)에 빠지는 것이 주제이다. 4계절을 각 10수씩 40수로 하고 여음이 붙어 있고, 여음은 배를 띄우는 것에서부터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따라 말을 붙였다. 고려 후기의 '어부가'를 이어받아 다시 창작한 것으로, 이현보의 '어부사' 나 그밖의 어부가에 속하는 노래는 한시에 여음이 붙어 있는 것이 보통이나 이 노래는 순 우리말로 새롭게 썼다. '오우가 五友歌' 와 함께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며 '고산유고 孤山遺稿' 에 실려 전한다.
      봄노래(春詞)
              작곡 : 이병욱, 노래 : 어울림(김일륜, 유희성)
      봄노래는 봄날 바닷가의 꿈결같은 서정이 깨끗하고 단아하게 펼쳐진다. 처음 도입부는 남창, 여창이 같은 선율 진행을 보여 안정된 느낌을 주며, 이어 남창과 여창이 노래를 주고 받는 중간부분에서는 흥이 고조되어 절정을 이루다가 다시 후미에 이르러서 고조된 느낌을 가라앉히려는 듯 두 노래가 조촐하게 서로를 감싸듯 마무리된다.
      동풍이 건듯부니 물결이 고이 인다 돛 달아라 돛 달아라 돛을 달아라 동호를 돌아보며 서호로 가자스라 지국총 어사와 지국총 어사와 앞뫼는 지나가고 뒷뫼는 나아온다

여름노래(夏詞)
      여름노래 도입부의 허밍부분은 여름 아침 바다에 차 오르는 물안개를 연상시켜 주는듯 몽상적이다. 그러나 남창의 힘찬 노래는 물안개를 거두려는 햇살처럼 밝다. 노래의 끝 부분에서는 또 한번의 어울림이 이루어진다.
      연잎에 밥싸두고 반찬을랑 장만 마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있노라 녹사의(綠蓑衣) 가져오느냐 지국총지국총 어사와 어사와 무심한 백구는 내 좇는가 제 좇는가

      가을노래(秋詞)
      가을노래에서는 따사로운 가을아침 햇살아래 배를 띄우며 만선을 기원하는 어부의 안정된 선율 진행으로 표현되고 있다. 특히 이 노래에서는 임시표의 사용으로 다양한 음향표현이 돋보인다.
      수국의 가을이 오니 고기마다 살져있다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닻 들어라 만경징파(萬頃澄波) 슬카지 용여하라 지국총 지국총 어야디야 어야디야 인간을 돌아보니 멀도록 더욱 좋다

      겨울노래(冬詞)
      겨울노래에서는 인간사의 고통과, 고통 속에서도 무심한 마음으로 자연과 합일하려는 삶의 의지가 여창과 남창으로 대비되면서 전개된다. 전체적으로 반주부의 안정된 움직임을 바탕으로 선율의 움직임이 유려하게 펼쳐진다
      간밤에 눈갠후에 경물(景物)이 달랐고야 이어라 이어라 이어라 이어라 앞에는 만경유리 뒤에는 천첩옥산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사와 선계(仙界)인가 불계(佛界)인가 인간이 아니로다 선계인가 불계인가 인간이 아니로다
          여름노래(夏詞) 가을노래(秋詞) 겨울노래(冬詞)


                              - 관 세 음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