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 23:1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부처님을 찬탄하는 詩모음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옵니다>
비슬산 가는 길/조오현(曺五鉉)
비슬산 구비 길을 누가 돌아가는 걸까
나무들 세월 벗고 구름 비껴 섰는 골을
푸드득 하늘 가르며 까투리가 나는 걸까.
거문고 줄 아니어도 밟고 가면 운(韻) 들릴까
끊일 듯 이어진 길 이어질 듯 끊인 연(緣)을
싸락눈 매운 향기가 옷자락에 지는 걸까.
절은 또 먹물 입고 눈을 감고 앉았을까
만 첩첩 두루 적막(寂寞) 비워 둬도 좋을 것을
지금쯤 멧새 한 마리 깃 떨구고 가는 걸까.
초파일 밤 / 김 지하
꽃같네요
꽃밭 같네요
물기어린 눈에는 이승 같질 않네요
갈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저기 저 꽃밭
살아 못 간다면 살아 못간다면
황천길에만은 꽃구경 할 수 있을까요
삼도천을 건너면 저기에 이를까요
벽 돌담 너머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오색영롱한 꽃밭을 두고
돌아섭니다
쇠창살 등에 지고
침침한 감방 향해 돌아섭니다
굳은 시멘트 벽 속에
저벅거리는 교도관의 발자욱 울림 속에
캄캄한 내 가슴의 옥죄임 속에도
부처님은 오실까
연등은 켜질까요
고개가로저어
더 깊숙이 감방속으로 발을 옮기며
두 눈 질끈 감으면
더욱 영롱히 떠오르는 사월 초파일
인왕산 밤 연등, 연등, 연등
아아 참말 꽃 같네요
참말 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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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古寺) 1 / 조지훈
목어(木魚)를 두드리다
졸음에 겨워
고오운 상좌 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 만리(西域萬里) 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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