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노전대통령 영결식 영가축원 전문

2009. 5. 31. 11:1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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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결식 집전 명진스님 "대원력 보살행 잊지 않겠습니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 노 前 대통령 영결식서 불교의식 집전


5월 29일 노무현 前 대통령 영결식에서 불교의례를 집전한 명진 스님(봉선사 주지)은 <반야심경> 봉독에 앞서 노 前 대통령을 추모했다.

명진 스님은 “노무현 前 대통령이여, 이제 당신의 육신은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 사대(四大)로 돌아간다”며 간추린 ‘무상계’ 법문을 했다.

이어 스님은 “육신을 움직이던 주인공은 어느 곳에 무엇으로 계십니까? 해가 서산에 질 때 달은 서쪽에서 떠 오른다(日落西山月出東)”라며 “불가의 소신공양(燒身供養) 같은 행(行)을 보여준 노 前 대통령의 뜻은 천강을 비추는 달처럼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빛날 것”이라고 애도했다.

다음은 명진 스님의 영가축원 전문.

영가축원

제16대 대통령 광주후인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노무현 영가시여!

이제 당신의 육신은 지수화풍 사대(四大)로 흩어져 돌아갑니다.

흙으로, 물로, 불기운으로, 바람으로 흩어집니다.

그러나 그 육신을 움직이던 주인공, 영혼은

어느 곳에, 무엇으로 계십니까?

일락서산 월출동(日落西山月出東)입니다.

해가 서산에 지니 달은 동녘에 뜹니다.

지는 해와 같이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지만

당신의 고결한 정신은 떠오르는 달처럼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노무현 영가시여!

당신은 우리에게 ‘미안해하지 마라’하셨습니다.

미안해하지 않겠습니다.

‘원망하지 말라’하셨습니다.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불가(佛家)의 소신공양(燒身供養)처럼

온몸을 던져

당신이 지키고자 했던 그 뜻만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 어떤 불의에도 타협하지 않고 나아갔던 당당함,

자신의 이익을 버리고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

몸을 던졌던 대원력 보살행,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답게 사는 평등세상의 꿈,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뚜벅뚜벅 걸어 나가던

발걸음...

그 어느 것 하나도 잊지 않겠습니다.

검은 구름 흩어지면

밝은 달 비추듯이

당신의 참뜻은 천강에 달이 비추듯 우리 가슴에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이 떠나시는 길,

이천만 불자의 정성을 모아서 반야심경 한 편을

올리겠습니다.

 

 

般若心經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觀自在菩薩  行深般若波羅蜜多時  照見五蘊皆空  度。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

一切苦厄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即是空  空即是色. 受 想 行 識 .

일체고액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 상 행 식 

 亦復如是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

역부여시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

是故空中無色  無受想行識  無眼耳鼻舌身意  無色聲香味觸法 

시고공중무색  무수상행식  무안이비설신의  무색성향미촉법 

無眼界  乃至無意 識界  無無明  亦無無明盡  乃至無老死  亦無老死盡 無苦集滅道 .

무안계  내지무의 식계  무무명  역무무명진  내지무로사  역무로사진 무고집멸도.

 無智亦無得 以無所得故  菩提薩埵  依般若波羅蜜多故  心無罣礙  

 무지역무득 이무소득고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고  심무가애 

無罣礙故  無有恐怖  遠離顛 倒夢想  究竟涅槃.  三世諸佛  依般若波羅蜜多故  得阿耨多羅三藐三菩提.

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 도몽상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故知  般若波羅蜜多  是大神呪  是大明呪  是無上呪  是無等等呪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故說般若波羅蜜多呪  卽說呪曰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반야바라밀다주  즉설주왈

 

 揭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揭諦 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 안도현

 

 

뛰어 내렸어요, 당신은 무거운 권위주의 의자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으로

 

뛰어 내렸어요, 당신은 끝도 없는 지역주의 고압선 철탑에서

처절하게 버티다가 눈물이 되어

 

뛰어내렸어요, 당신은 편 가르고 삿대질하는 냉전주의 창끝에서

 깃발로 펄럭이다가 찢겨진 그리하여 끝내 허공으로 남은 사람

 

고마워요, 노무현

우리가 아무런 호칭 없이 노무현이라고 불러도

우리가 바보라고 불러도 기꺼이 바보가 되어주어 고마워요

 

아 그러다가 거꾸로 달리는 민주주의 기관차에서

당신은 뛰어 내렸어요, 뛰어내려 당신은 으깨진 꽃잎이 되었어요.

 

꽃잎을 두 손으로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두 팔뚝으로 받쳐주지 못해 미안해요

꽃잎을 가슴으로 안아주지 못해 미안해요

 

저 하이에나 들이 밤낮으로 물어뜯은 게

한 장의 꽃잎이었다니요!

   

슬퍼도 슬프다고 말하지 않을래요.

억울해도 억울하다고 땅을 치지 않을래요.

복받쳐도 복받친다고 소리쳐 울지 않을래요.

 

아아, 부디 편히 가시라는 말 지금은 하지 않을래요.

당신한데 고맙고 미안해서 이 나라 오월의 초록은 저리 푸르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미워하지 않잖아요.

아무도 당신을 때리지 않잖아요.

당신이 이겼어요. 당신이 마지막 승리자가 되었어요.

살아남은 우리는 당신한테 졌어요, 애초부터 이길 수 없었어요.

 

그러니 이제 일어나요, 당신

부서진 뼈를 맞추어 일어나야

우리가 흐트러진 대열을 가다듬고 일어나요

끊어진 핏줄을 한 가닥씩 이어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꾹꾹 눌러둔 분노를 붙잡고 일어나요

 

피멍든 살을 쓰다듬으며 당신이 일어나야

우리가 슬픔을 내던지고 두둥실 일어나요

 

당신이 일어나야 산하가 꿈틀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동해가 출렁거려요

당신이 일어나야 한반도가 일어나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

 

아아! 노무현 당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