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2. 21:53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한 생각이라도 생멸이 있으면
- 장문정공 (張文定公)
한 생각이라도 생멸이 있으면
천 가지 일이 유무에 묶이는데
신검의 칼끝을 가볍게 드는 곳에
쟁반 위의 구슬이 튀어나오네.
一念存生滅 千機縛有無
神鋒輕擧處 遂出走盤珠
* 장문정공 (張文定公:張齊賢)의 전생이야기
장문정공 (張文定公:張齊賢, 宋 太宗·眞宗代의 총신) 은
전생에 낭야사 (琅耶寺) 의 지장 (知藏:장경각에서
경전에 관한 일을 맡아보는 소임) 이었는데,
「능가경 (磅伽脛)」을 베끼다가 다 쓰지 못하고 죽게 되자
내생에 꼭 다시 쓰겠다고 발원하였다.
뒤에 제주 ( 州) 에서 지사 (知事) 가 되어
낭야산에 왔다가 도량을 두루 걸어다녔는데,
어쩐지 차마 떠날 수가 없었다.
이윽고 장경각에 이르자 퍼뜩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그리하여 대들보 사이의 경 (脛) 상자를 가리키며
"저것은 내 전생의 일이다!" 하고는,
가져오게 하여 들여다보니 과연 「능가경」이었으며
글씨체가 금생과 똑같았다.
한번은 그 경을 읽다가
“세간이 생멸을 떠난 것이 헛꽃 같은 일이며,
지혜는 유무가 있을 수 없어도 자비심을 일으킨다"고
한 대목까지 읽고는 마침내
자기 지견이 밝아져 위 게송을 지었다.
만년에 이 경 (脛) 을 꺼내 소동파 (蘇東坡) 거사에게
보여 주면서 그 내력을 이야기하였더니,
소동파가 경 끝에 제 (題) 를 달고 그것을 비문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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