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서정주
2009. 6. 24. 00:1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꿈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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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서정주
[애기야...... ]
해 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면
머언 밤 수풀은 허리 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 속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 팔을 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 품으로 모조리 밀려들어오고
애기야
네가 까뮈의 이방인(異邦人)의 뫼르쏘오같이
어머니의 임종(臨終)을 내버려두고
벼락 속에 들어앉아 꿈을 꿀 때에도
네 꿈의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永遠)과 그리고 어머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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