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바라밀] 단돈 천 원의 베풂과 위력 /법타스님

2009. 9. 13. 23:2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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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타 스님(은해사 주지, 북한 금강국수 후원회장)
월간 붓다 (구룡사) 11월호


베풂의 미학(美學)



부처님께서는 수행을 통한 성불과 정토사회 건설의 요체로 여섯 가지의 길을 강조하셨다. 이것이 바로 육바라밀(六波羅密)이며, 그 첫째가 '베풀어라'라는 보시(布施, dana)이다. '베풂'의 행동이 없는 수행은 있을 수 없으며, 성불작조(成佛作祖)는커녕 안녕과 행복한 삶 이 주어진 사회 건설도 헛된 꿈[夢想], 헛튼 생각[妄想]에 불과하다.


'베풂'은 다른 표현으로 '나눔'이며, '함께 함'이다. 물질은 베풂과 나눌 때 재시(財施)요, 아픔과 슬픔을 달래주고 격려하고 '함께 할 때' 무외 시(無畏施)이다.


잘못된 가치관으로 인생을 잘못 살 때 바로 살게, 더욱 잘 살게, 함께 더불어 살게, 부처 님 가르침에 의하여 일깨워줄 때 법시(法施), 진리를 베풂이요, 함께 함이다.


결국 보살행의 제일 요체는 '주는 것', 조건 없이, 이유 없이 주는 것[無住相布施]의 생활 화, 일상화, 체질화이다.


오늘날 자본주의(資本主義)는 금전만능(金錢萬能), 물질만능(物質萬能)을 가져왔고, 금전과 물질을 소유하기 위한 무한 투쟁은 극단의 이기심(利己心)을 초래하였으며, 이것을 얻기 위 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어 결국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도 가볍게 죽여 지고 있다.


사회의 병폐인 집단이기(集團利己), 지역이기(地域利己), 계층간의 불화(不和)와 불신(不 信)이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의 결과가 아닌가?


상대 존재 가치가 나와 동등히 소중함을 인정치 않고 내 만족에 필요한 수단으로 대상으 로 악용(惡用)하고 오용(誤用)하며 착각(錯覺)하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잘못된 생각 [顚倒夢想]의 결과이다.


우리는 남에게 무엇인가 베풀 때 '선물' 개념으로 고심한다. 그러나 가장 큰 베풂은 때와 장소, 필요성에 따라 베푸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배 고픈 사람에게는 밥이 부처이고, 피곤하고 졸리운 사람에게는 잠재워 주는 것이 제일 의 베풂이다. 병자에게는 양약(良藥)을 베풀어야 하고, 목마른 사람에게는 물이 제일 필요한 것이다.'


북녘 동포를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반쪽 저 북녘땅에는 2,200만 우리 동포 형제 자매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추위에 떨고 있다.


그 동포들에게 얼마나 베풀고 있는가 반성해 보자. 북녘 정치 지도자가 미워서, 체제가 잘못돼서, 내가 준 식량이 동포들에게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아서, 오히려 나쁜 체제를 연장시켜 주는 것 아닌가? 별의별 이유로 북녘 동포의 배 고프고 괴로운 삶을 돕지 않는 변명을 한다.


북녘 정치 지도자나 군부를 돕는 것이 아닌 나의 형제를 돕는 일인데 어찌 중국보다도, 북한의 지도자와 체제를 가장 질시하는 미국보다도 우리가 인색하다면 말이 되겠는가!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평불협에서 운영중인 '북한 사리원 금강국수공장'은 매일 7,700명분 의 국수를 생산하여 배고픈 동포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 국수의 경우, 5천 원이면 동포 한 명이 한 달을 먹을 수 있다. 단돈 1천 원이면 무려 1 주일 가량을 국수로나마 연명할 수 있다는 말이다. 1천 원이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가?


호텔 커피는 보통 한 잔에 1만 원 안팎이다. 무려 두 사람이 한 달간 살 수 있는 국수가 조그 만 커피 한 잔인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1천 원이면 지하철과 버스를 100리 이상을 달릴 수 있다.


북한의 식량난


필자가 40여회 방북을 통해 실제 눈으로 보고 느낀 것과 하랄드마스(독일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 紙 아시아 특파원)가 기고한 글(침묵의 재난 : 북한의 식량 배급과 영양실조)을 참 고하여 기술하였다. (제 4회 북한 인권난민 문제 국제회의 2003. 3. 24)


나는 2001∼2002년 겨울 동안 안변 유치원을 방문했다. 독일은 6천 톤의 고기를 북한으로 식량 원조로 보내고 있었다. 독일 정부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몇 명의 기자들로 구성된 기 자단들은 이 식량 원조의 분배과정을 모니터링하도록 허가받았다. 안변 유치원 아이들은 식 량이 도착했을 때 감히 말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150명의 아이들이 지내는 유치원은 150kg 정도 되는 고기 다섯 박스를 지원받았다. 부엌에서는 한 여인이 이 고기를 종잇장과 같이 얇게 잘랐다. 아이들은 각자 한 달에 33.3g의 고기를 받도록 되어 있었다. 이 유치원장은 "이것으로 우리는 올해 겨울은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많은 아이들은 성장이 멈추었고 일부는 벌써 머리색이 붉게 변해 있기도 했다.


이는 심각한 영양실조의 증후들이었다. 아파트 단지에는 전기뿐 아니라 수돗물이 나오지 않았다. 원산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과 같이 이 가족은 도시의 주택 주변에 불법적으로 재 배된 채소밭 그리고 길거리나 심지어 공원에 있는 잔디밭 등에 의지하였다.

북한 주민들은 고요한 재난 속에 고통받고 있다. 대략 2천 2백만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WFP(세계식량계획, World Food Program)의 2002년 한해 동안 정상적 식량지원을 받았고, 이는 1995년부터 시행되어왔다. 많은 사람들은 아직 기아 상태의 벼랑 끝에 있다.


1996∼7년 대기근 재앙을 겪고 부모를 잃었거나 생이별을 한 수천 명의 아이들은 전국에 서 거지로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 아이들을 '꽃제비'라 부른다.


단돈 1천 원의 위력과 공덕


세계 도처에서 기아로 하루에도 수만 명이 죽어가고 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가 특히 심 하다. 아프리카의 경우, 각종 악성 전염병이 창궐하고 민족간의 내전이 더욱 식량난을 재촉 하고 있다.


우리의 반쪽 북녘 동포들의 기아 상태도 쉽사리 해결될 수 없으며 외면해서는 안 된다. 남한의 4,800만 국민이 1천원씩만 북녘동포 돕기에 보시한다고 해도 480억 원이라는 어마어 마한 거금이 된다. 미화(U.S. $)로 4천만 달러이다. 만약 이것으로 쌀을 사기로 하면 국제 시세로 25만 톤을 살 수 있다. 북한의 모자란 1년 식량분의 4분의 1이 되니 얼마나 위대한 베풂인가?


세계 인구 65억 중 OECD 국가를 비롯한 GNP 1만 불 이상의 선진 30개국 24억 인구가 1 천 원씩만 보시한다고 해도 2조 4천억 원이 된다. 미화(U.S $)로 20억 달러가 되며, 쌀을 무 려 12억 5천 톤이나 살 수 있다. 이것을 절망과 기아에 허덕이는 세계 도처의 사람들에게 베푼다고 하면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살아날 수 있겠는가?

만약 남한 인구가 각자 5천원을 보시한다면 북한 동포의 식량난이 해결된다. 선진 30개국 인구가 각자 5천 원씩 베푼다면 지구상에 기아가 해결된다. 일류 호텔의 커피값 1만 원을 절약하여 보시하면 이 지구상에 굶는 사람이 없이 넉넉한 식량이 된다.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가 2000년 집계로 13조 원이었다 한다. 100억 달러가 넘는다. 이 음 식쓰레기를 10분의 1만 절약하여 10억 달러만 절약하여도 북한 식량 부족은 물론 우리나라 에서 굶는 사람은 없게 된다. 우리 모두가 1천 원이라도 기꺼이 베풀며 살 때 극락정토는 앞당겨지고 현실화되는 것이다. 


      

 

 

 

낙화/이 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한 축복이 쌓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아롱아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결별

나의 사랑 

샘터에 물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