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게 절을 하다-신찬 선사에게 스승 계현 강사가

2010. 1. 6. 19:48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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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때, 복주 고령사에 신찬 선사라는 이가 있었다.

처음 출가하여 고향의 대중사에서 은사이신 계현 법사를 모시고 있었다.

계현 법사가 불경만 볼 뿐 참선은 하지 않으므로

생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대의 고승인 백장 스님 문하로 갔다.

 

그곳에서 마음을 깨쳐 견성하고 다시 계현 법사에게로 돌아왔다.

스승과의 문답이 시작되었다.

“내 곁을 떠난 뒤 무엇을 하다가 왔느냐?”

“달리 한 일은 없습니다.”

“고얀 놈,

아무 일 없이 나를 떠나 네 마음대로 돌아다니다니.

산에 가서 나무나 해 오너라.”

 

신찬 스님이 나무를 해 오자 이번에는 목욕탕에 물을 데우라고 하였다.

물이 데워지자 계현 법사는 목욕을 하면서 등을 밀라고 하였고,

신찬 선사는 등을 밀면서 말했다.

“쯧쯧, 좋고 좋은 법당이로구나.

그런데 부처님이 영험하지 못하구나.”

 

계현 법사가 그 소리를 듣고 뒤돌아보자 선사는 나지막이 속삭였다.

“부처가 영험은 없으나 방광은 하는구나.”

계현 법사는 이 말들을 그냥 지나쳐 버렸다.

 

얼마 후, 계현 법사가 창문 앞에서 불경을 보고 있는데,

벌 한 마리가 열린 쪽문을 놔두고 닫힌 창문으로 나가려고 바둥거리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있던 신찬 스님이 게송을 읊었다.

“열린 문으로 나가려 하지 않고 空門不肯出

봉창을 두드리니 참으로 어리석다. 投窓也大痴

백년 동안 옛 종이를 들여다본들 百年鑽古紙

어느 날에나 나갈 수 있겠는가. 何日出頭日”

 

계현 법사가 그 게송을 듣고 생각해 보니,

지난번 목욕탕에서 들은 말과 함께

왠지 예사롭지가 아니한 것 같아 신찬 선사를 불렀다.

“바른대로 말하여라.

어느 스님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했느냐?”

“예, 백장 스님 문하에서 공부를 하고 한 생각 달라졌습니다.”

 

계현 법사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밖으로 뛰어나가 대종을 울리며 외쳤다.

“내 상좌가 성불했으니 법문을 들으러 오시오.”

산중의 모든 대중을 모아 놓고 계현 법사는 상좌에게 절을 하고 법문을 청하였다.

 

그러자 신찬 스님은 서슴치 않고 상당하여 설법하였다.

“신령한 광명이 홀로 드러나서 靈光獨露

육근육진의 모든 분별을 벗어났네. 逈脫根塵

그 자체가 항상 참됨을 드러내어 體露眞常

언어 문자에 걸리지 않는다. 不拘文字

진성은 더럽혀지지 않고 眞性無染

본래부터 원만히 성취되어 있네. 本自圓成

다만 허망한 인연만 떨쳐 버려라. 但離妄緣

곧 그대가 부처이니라. 卽汝如佛”

 

그리고서 주장자를 두드리자,

계현 법사는 크게 발심하여 다시 절을 하고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다.

“내 이렇게 늙어서 상좌에게 극치 법문을 들을 줄 기대나 했겠는가?

모두 부처님의 은혜로구나.”

 

모름지기 수행자는 그래야 한다.

태어남의 선후나 머리 깎은 선후는

평시에 차례를 정하기 위함이지

도의 앞뒤를 가리는 것은 아니다.

부처보다 나이 많은 제자가 있었음이 같은 소식이다.

우리나라에도 백봉 거사에게 스승의 예를 다했던

묵산 노장의 예화가 훌륭하게 살아 있다.

 

그리운 도화道話여!

** 韓國의 美 - 초가집 **













































































특히 대도시와 외국에 사시는 분들 고향 생각 하시면서
옛 추억에 흠뻑 젖어 보시고 고향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