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22. 20:19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어떻게 살 것인가
한국전쟁 당시 한암(법명; 중원) 스님은 오대산 상원사에 주석하고 계셨다.
스님은 현재 태고종이 되어 있는 당시 조계종의 제2세 종정으로 추대되었으며,
지금의 조계종에서도 제1대 종정으로 모시고 있다.
지금 조계종은 한암, 석우, 효봉 스님의 세 분 초대 종정을 모시고 있어서
세인들의 의아심이 있으나 이는 당시의 사정에 따라 그렇게 된 것이다.
어쨌든 한암 스님은 조계, 태고 양 종단에서 모두 추앙 받고 있는 큰스님이다.
한암 스님에 관한 일화가 많지만,
그 중 한국 전쟁 때 스님께서 주석하고 있는 상원사가
인민군의 은신처가 될지 모른다는 이유로
사찰을 불태우려는 걸 막은 것은 유명한 일화로 세간에 전해져 오고 있다.
당시 군사 작전에 따라 상원사를 불태우려고 온 국군 장교에게
스님은 “장교님은 군의 임무에 충실하시고 나는 부처님 제자로서
나의 임무에 충실할 뿐이니 괘념치 말고 절을 불태우라.” 하시며
법당 안에서 가부좌를 틀고 선정에 들었다.
국군 장교는 너무나 숙연하여 차마 상원사를 태우지는 못했으나
군사 작전 명령을 무시할 수만도 없어서 법당 문짝만 떼어내
병사들과 함께 태우고 돌아갔다.
뒷날 수복이 되어 돌아와 보니
법당에 한암 스님이 그대로 앉아서 열반에 드신 상태로 계셨다.
그때 그 군인이 고개를 쳐들고 열반에 드신 모습을 찍은 사진이 지금도 남아 있다.
신앙의 지조를 지키고 자신의 할 바를 다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스님을 생각하면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경전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많다.
한 마디의 진리 말씀을 듣기 위해 사람 잡아먹는 나찰에게
몸을 던진 설산 동자의 이야기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어떠한가,
나는 어떠한가.
오늘 못 다한 일은 내일이 도래해 온다해도
못 다하고 말 것입니다.
성재 서상민
당신과 내가 이루지 못한 까닭이
세월 탓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충실하지 못하여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데서 오는 빈곤증이 그 원인이라고 합니다.
어제도 빈곤증
오늘도 빈곤증
내일도 불 보듯이 뻔하게
빈곤증으로 고통 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오늘 못 다한 일은
내일이 도래해 온다해도
못 다하고 말 것입니다.
한 번 못 한 것은 두번째에도 못하는 일로 결론이 나고 만답니다.
대충해서 넘어가기만 하면
좋은 일이 생겨 날 것이라는 믿음은
곧 거짓으로 판명된다는 것쯤은
이제는 다 알고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때가 되면 저절로 행복해 질 것이라는 믿음도
곧 잘못된 오류로 나타나고 만답니다.
이제는 모르는 것이 별루 없습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상대방을 얕잡아 보면서 억지를 부려서라도
상대방을 꺼러 당기려 하는 일은
결코 해서는 아니되는 일임을 모를리도 없습니다.
당기려고만 해서는 아니되는 일입니다.
다가서려고 애를 써야합니다.
받으려고만 해서는 아니되는 일입니다.
더더주려고 애를 써야합니다.
허투루하게 그냥 지켜 보고만 있다면
자신의 역활은 줄어 들고 지켜야 할 영역 마저도 사라지고 맙니다.
국토를 지키는 군인처럼
자신의 영역을 스스로 지켜내어야 합니다.
진실은 찰라의 한 순간에
나타나는 행위입니다.
진실은 과거에 보여 주었던 내용이나 미래의 나타날 청사진이
아님을 밝혀 둡니다.
진실은
오직 오늘의 지금에만 나타나는 행위입니다.
진실은
거짓이 아닙니다.
미래의 어느 날에는 지금의 진실이
진실이라는 판정으로 인정을 받고
진실의 위치에서
진실의 행위를 계속 할 수가 있습니다.
진실이 일시적인 모습으로 비추어질지라도
진실을 위해 삶을 열어가야 합니다.
진실만이 상대방을
감동 시키는 묘약이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진실은 이것 저것을 따지거나
일을 이분 삼분으로 나누어 어렵게 하거나 미루지 아니합니다.
진실은 무선 전화의 직통전화처럼
신속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행위입니다.
진실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진실은 항상 우선입니다.
진실은 늘 긍정입니다.
진실은 다가섬이고 있는 그대로 나타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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