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5. 21:42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환골탈태(換骨奪胎)
하늘의 제왕 솔개는 기류를 따라 높이 날아오릅니다.
그 모습이 연을 날리는 것과 같다 하여 일명 ‘검은 연’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솔개의 수명은 40년 정도지만 환골탈태를 통하여 70년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방법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입니다.
말이 쉬어서 환골탈태지 가히 죽음에 이를 정도의 고통이라고 합니다.
환골(換骨), 즉 뼈를 갈아 끼우고, 탈태(奪胎), 태를 벗긴다는 의미이니 그럴 만도 할 것입니다.
옛날에, 어릴 때, 처음으로 선방에 가서 정진을 할 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던지... 화두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다리는 저려서 피가 통하지 않고 온몸이 뒤틀리고 무슨 잠은 또 그렇게 쏟아져 내리는지....
그럴 때 어른 스님들이 해주시던 말,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였습니다.
환골탈태(換骨奪胎)가 그리 쉬운 일인 줄 아느냐?! 고......
솔개는 40년이 가까워지면 발톱이 닳아서 더 이상 먹이를 채지 못하고
부리도 구부러져 쓰지 못하게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그냥 죽음을 맞이하느냐 다시 환골탈태를 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환골탈태를 위해서는 먼저 적의 눈에 띄지 않는 높은 절벽에 둥지를 틀고 안전하게 숨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못쓰게 된 뭉텅한 부리를 바위에 쪼아 뽑아 버려야 합니다.
이때 부리가 뽑히도록 바위를 쪼면서 흘린 피로 바위가 붉게 물든다고 합니다.
그러고 나서 서너 달이 지나면 새로운 부리가 돋아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부리가 돋아나면 이번에는 그 부리로 발톱을 쪼아서 뽑아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발톱도 새롭게 돋아납니다. 부리와 발톱이 다시 돋아날 때까지 대략 6개월이 걸리는데,
그 과정이 바로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고 나면 한 30년 정도 더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거듭 태어나기 위해서는 초죽음의 경지에 이를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부처님을 만나고 불법을 배우고 익히는 수행을 하는 까닭도
중생이라는 한계(限界), 정해진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일 것입니다.
솔개는 환골탈태하여 한 30년을 더 살 수 있다는 단순한 육신적 삶의 연장이겠지만,
우리가 믿음과 수행을 통하여 얻고자 하는 삶은 단순한 육신적 삶만의 연장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마음으로부터 오는 모든 절망과 죽음의 고통에서 해방되어
영원히 자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남관셈. 2010.01.31.염화당 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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