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세송(辭世頌)

2010. 2. 8. 23:3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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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송(辭世頌)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더니

살림살이가 바닥나서 뼈에 사무치게 궁색하네.

남은 건 두어 칸 띠로 얽은 집 하나뿐이니

세상을 떠나면서 그것마저 불 속에 던지노라.


白雲買了賣淸風   散盡家私徹骨窮

 백운매료매청풍     산진가사철골궁

留得數間茅草屋   臨別付與丙丁童

유득수간모초옥     임별부여병정동


석옥청공(石屋淸珙)

 

 

   이글은 고려의 태고보우(太古普愚, 1301~1382) 스님에게 임제선의 법맥을 전수한

석옥청공(石屋淸珙, 1272~1352) 스님의 세상을 하직하는 글이라는 사세송(辭世頌)이다.

달리 말하면 그 스님의 임정게다.

 석옥 스님이 임종시에 고려의 백운경한(白雲景閑, 1299~1374) 스님에게 법을 부촉하며

지은 게송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태고 스님과 백운 스님이 모두 석옥 스님의 법을

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인연이 특별히 깊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다수의 스님들은 모두 임제 스님의 법손이며 아울러 석옥 스님의 법손

이기 때문이다.


   한 생을 살다가 그 회향을 이렇게 해야 하리라.

살림살이라고 표현하였으나 정작 살림살이라고 할 만한 것은 마음속에 전혀 없다.

선도와 불법도 다 떨어져 나가고 보리와 열반마저 다 떨어져 나간 상태이다.

떨어져나간 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떨어져나간 그 흔적마저도 찾을 길이 없다.

추사의 세한도는 그 명함도 내지 못한다. 먼지를 쓸고 물을 뿌려서 너무나 맑고 깨끗하다.

오히려 맑고 깨끗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선인(禪人)의 마음이 극치에 이르면 이렇게 된다.


   흰 구름이 좋아보여서 그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다.

가진 것이라고는 옷깃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맑은 바람뿐이었나보다.

그런데 그 바람은 이미 가버렸고 흰 구름마저 바람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 버렸다.

이것이 석옥 스님의 살림살이다. 그 살림살이가 실은 바닥이 나서 뼈에 사무치게 가난하다.

남은 건 두어 칸 띠로 얽은 집 하나뿐이라고 하였다. 그 집은 무엇인가. 불이 꺼지고 재가 식어

싸늘하게 된 듯한 아무 쓸모없는 깡마른 한 줌 육신이다.

그 육신 이제 이 세상 떠나니 그것마저 불 속에 던져버린다.


   누군가 자신의 선의(禪意)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지난해의 가난은 가난이 아니다. 금년의 가난이 정말 가난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송곳을 꽂을 땅이 없더니 금년에는 그 송곳마저 없어졌다.”라고 하였다.

그런데 나는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다.”라는 말이 너무 좋다.

천고에 빼어난 명언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③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지막 장미/김남조




  
      마지막 장미 / 김남조/ 낭송 도경원 지순한 정에 넘치고 에오라지 잘 되기를 비는 연한 새순같은 마음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에게 주겠는가   반생을 지운 삶의 산마루에서 불현듯 느껴오는 보라빛 광망의 달밤같은 그리움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겠는가   순은 벌어 잎새 무성하고 머잖아 눈부신 꽃숭어리를 펴 바칠 기찬 동경과 바라움으로 검은 살눈썹이 젖어든다면.....   여인이여 우리 생애에서 가장 쓸쓸한 시간이 언제 올지는 모른다 생명의 잔을 비우고 돌아가는 길은 우모인 양 내려 쌓이는 하얀 눈벌일지도 모르는데   숙연하여 몸서리칠 그때 마지막 누구의 이름을 부르겠는가   여인이여 도금한 금붙이의 값싼 자랑이나 지난날의 사치스런 욕망들을 흘려버리고   씻은 구슬같은 마음밭에 하나의 사랑만이 있는 대로의 깊이로 깃들인다면 그 사랑을 누구에게 주겠는가   한 송이의 뜨거운 장미, 마지막인 장미를 가진다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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