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먹어야 해탈한다
우리가 먹는 밥은 그저 단순히 식욕 해결의 수단이 아니다.
우리 마음을 담고 있는 그릇인 몸을 튼튼하게 지키고 가꿔나가
궁극에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의미있는 물질이다.
그래서 밥이 좋아야 몸이 좋고,
몸이 좋아야 마음이 좋고,
마음이 좋아야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부처님은 『아함경』에서 말씀하시기를
“중생은 밥이 있어야 해탈을 얻고 밥이 없으면 죽는다.”고 하셨으니,
이는 우리 중생의 몸과 마음이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웅변으로 하신 말씀이다.
우리는 흔히 ‘밥’이라 하면 이로 씹고 삼켜서 소화시키는 음식만을 생각하기가 쉽다.
그런데 『집이문론』이나 『구사론』을 보면
네 가지 밥, 즉 사식四食이라는 말이 있다.
첫째, 단식段食으로 씹어서 먹는 보통의 밥이요,
둘째, 촉식觸食으로 촉감으로 먹는 밥이며,
셋째, 사식思食으로 생각이나 사상으로 먹는 밥이요,
넷째, 식식識食으로 인식작용으로 먹는 밥이다.
이러한 네 가지 밥의 구분을 통해 부처님이 일러주시려는 가르침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늘 먹는 밥과 함께 눈·귀·코·혀·몸·뜻의 여섯 가지 감각기관 모두가
같이 바르게 만족하는 밥을 먹어야 할 것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은 눈의 밥이요,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는 귀로 먹는 밥이고,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갖는 것은 생각으로 먹는 밥이다.
한 톨의 밥알이라도 고맙게 생각하고 맛있게,
이 한 알의 밥이 내게 오기까지 애쓰신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다면,
그 속에 네 가지 뜻이, 나아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