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16. 22:28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일체 존재의 참 양상, 모든 것은 변한다 |
“영원할 수 없어 사라지는 존재 양식”
연기법은 붓다가 처음으로 깨달으신 진리이고 사성제는 붓다가 최초로 가르쳐 주신 진리이다. 한편 삼법인(三法印)은 부처님께서 일생 기치(旗幟)처럼 내 거신 진리라고 할 수 있다. 법인(法印)이란 진리의 도장, 즉 진리로서 확인함이란 뜻이며 나아가 그것을 널리 드러내어 알린다는 뜻이다. 붓다는 세 가지 혹은 네 가지(四法印)를 진리로서 확인하시고 천명하신다. 그 첫째는 제행무상(諸行無常), 즉 ‘모든 것(諸行)은 변한다’는 사실이다. 일체의 존재와 현상은 성주괴공(成住壞空) 혹은 생주이멸(生住異滅), 즉 생겨남, 유지됨, 무너짐, 사라짐의 네 단계 과정(四相)으로 존재한다. 모든 것은 영원할 수 없어 사라지는 것이 일체존재의 진실한 존재양식이다. 이것이 붓다가 보는 일체 존재의 실상(實相), 즉 존재의 참 양상이다. 어떠한 존재와 현상에서도 성주괴공의 과정은 잠시도 멈추지 않는다. 우리의 몸에서는 1 초 당 수 십 만 개의 세포가 생겨나고 죽는다. 내 몸이라는 단위 개체는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다. 내 몸이나 내 몸 안의 그 무엇도 결코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다. 무상함 모르는 것이 고통의 원인 가치와 현상 등 일체는 생주이멸 내 마음 역시 고정불변의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마음은 찰나찰나 일어났다 사라진다. 느낌, 감정, 생각 등 우리의 마음의 모든 요소가 다 마찬가지다. 아마도 이 세상 모든 존재와 현상 가운데서 우리들 마음만큼 빨리 변하는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몸이든 마음이든 우리 자신에게 어떠한 고정불변의 요소, 즉 영원한 요소는 없다.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세계도 마찬가지다. 지구는 물론 태양계 내지 전 우주가 다 마찬가지로 생겨나서 유지되다가 점점 무너지고 결국 사라진다. 우주의 그 어떤 존재도 이 성주괴공의 법칙에서 예외일 수가 없다. 나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무형의 어떤 가치나 현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좋아하며 추구하는 가치든 싫어하고 피하는 현상이든 일체의 모든 것들이 다 생주이멸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존경이나 자유나 재부, 우리가 싫어하는 경멸이나 구속이나 가난, 이 모든 것들이 다 생겨나서 유지되고 점점 희미해지다가 결국 사라진다. 가난한 이도 영원히 가난하지 않고 부유한 이도 영원히 부유하지 않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하고 가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일체 존재와 현상은 영원하지 못하다는 사실은 서글픈 ‘감정적 느낌’의 대상이 아니다. 좋은 대상이 변한다면 물론 서글플 것이다. 그러나 싫은 대상도 변한다. 싫은 것, 추한 것,
악한 것, 증오스러운 것도 변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아 도저히 버릴 수 없을 것 같던 증오의 마음이나 세상을 오염시키는 추악한 것들이 사라질 때 우리는 얼마나 다행스러움을 느끼는가. 그러니 제행무상이란 사실은 단지 객관적 사실일 뿐이다. 제행이 무상하여 서럽기도 하지만 제행이 무상하여 참으로 다행이고 기쁜 것이다. 흔히 제행이 무상하므로 일체는 고통이라고 하기 쉽다. 그러나 분명히 하자면 제행이 무상하여 고통이 아니라, 제행이 무상한 것을 모르는 것(無明)이
고통의 원인인 것이다. 제행무상의 이유가 제법무아이고, 그것을 알지 못하는 결과가 일체개고이고, 그것을 깨달아 아는 결과가 열반적정인 것이다. |
석연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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