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24. 20:59ㆍ일반/생활일반·여행
매화(梅花) / 서정주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입춘이란 ‘봄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일년 절후 가운데서 가장 처음으로 찾아오는 절기입니다..
일년 사계절 가운데서 가장 처음 찾아오는 계절이 봄이요,
봄의 시작이 입춘이니 새해가 처음 시작하는 날인 셈입니다.
여름이 시작하는 날은 입하(立夏), 가을의 시작은 입추(立秋), 그리고 겨울의 시작은 입동(立冬),
이처럼 사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에는 모두 ‘입’자가 들어 있습니다.
옛날 민간에서는 이 날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집과 점포에다
‘건양다경 입춘대길(建陽多慶 立春大吉)’을 써서 기둥이나 문설주에 마주 붙이고
또 ‘세재○○ 만사여의대통(歲在○○ 萬事如意大通)’ ‘수여산 복여해(壽如山 福如海)’
‘개문만복래 소지황금출(開門萬福來 掃地黃金出)’ 등의 글귀를 써서 천장 또는 대문 등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엄밀한 의미에서는 입춘절의 행사는 불교 고유의 행사가 아니라
민속 신앙이 불교 신앙으로 자리잡은 경우입니다.
우리 불교는 민속 신앙이라고 해서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포용함으로써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불자님들이 입춘절을 맞아서
절집에서 입춘기도를 하지 않으면
이상한 무속인 집에 가서 입춘기도며 삼재기도를 하기 때문에
그런 일들도 방지하고자 하여 입춘때가 되면 어느절이든지
모두 입춘기도와 삼재기도를 봉행합니다..
계절의 첫 시작인 봄을 맞이하여
우리 불자들이 함께 모여서 불보살님께 기도를 드리고
또 한해의 소원을 빌며
삼재가 들은 불자들을 위해서는
화엄성중님(신장님)께 기도를 드리는 것입니다.
화엄성중님은 우리 불법을 옹호하시는 신장님들이십니다.
우리나라를 지키는 군인들과 같다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불법을 지키고
불자들을 지키고 돌보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더욱 이해가 빠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불자님들이 입춘절의 의의를 기도에 동참하여 소원을 빌고,
삼재풀이를 하고 주련을 붙이거나 입춘부적을 몸에 지니는 것으로 만족하는 데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기도하고, 입춘부나 붙이는 것에서
입춘절의 의미를 찾는다면 이것은 단지 민속신앙이나 미신에 머무는 것으로 봐야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 불자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입춘절을 맞아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조금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모두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요?.
우리 집안이 화평하고 하는 일은 잘되고
나쁜일은 하나도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면
조금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무조건 불보살님께 빌기만 하면
모든 일들이 다 성취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처님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닙니다.
우리가 요구하는대로 무조건 들어주시는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그들의 신앙 대상인 어떤 신이 이 세상의 온갖 일을 주관한다고
주장하고 또 그렇게 믿으려고들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그런 어떤 능력자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불보살님은 그런 허황한 존재가 아니십니다.
만일 그런 존재라면 이 세상을 하루 아침에 극락정토로 만들어
살기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세상을 하루아침에 뚝딱하여
경제가 확~풀리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시겠지요?..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르게 믿어야 합니다.
곧 올바른 불교 신앙은 인과응보(因果應報)를 믿는 것입니다.
‘인과응보’란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는다는 대원칙입니다.
부자가 되려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또한 열심히 기도할 때
불보살님이 감응하셔서 하는 일이 잘 풀리고 부자가 되는 것이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부자가 되게 해주십시오'하고 백날 기도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이는 마치 씨는 뿌리지도 않고 열심히 밭에 나가 김을 매고,
비료를 주고 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씨를 뿌려야 김 매고 비료를 주는 효과가 있지
맨 땅에 김을 매고 비료를 준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일단 씨를 뿌리고 나서 잡초도 뽑아주고 해충도 구제하고 해야 소득을 얻을 수 있듯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면서 기도를 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죽을 병에 걸려서 의사들도 포기한
환자가 열심히 기도만 해서 죽음에서 벗어난 예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소원 성취를 바라는 경우는 이와는 다릅니다.
열심히 기도만 해서 죽을 병에서 살아난 경우는 남과의 관계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는 오직 일념으로 기도 정진하면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서 불보살님의 가피로 불가사의한 기적과도 같은 체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 생활 가운데서 바라는 대부분의 소원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부분 다른 사람과의 관계, 자연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는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단지 기도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모두 일심으로 불공을 드리고 또 소원을 빌었습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불공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행동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똑같이 기도를 올렸지만 연말에 가서 참으로 뜻있는 한 해가 되었다거나
아니면 반대로 악몽같은 한 해였다고 한탄하거나 하는 것은
오직 우리들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불보살님의 가피는 한결같지만 삶을 주관하는 주인공은
부처님이나 보살님, 신중님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행동을 해야 과연
우리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수 있을 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봅시다.
첫째는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남에게 해를 끼치면 그만큼 나에게 그 화가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 원주민들의 사냥도구 가운데 부메랑이란 것이 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도 사용되는데 이 부메랑은 활처럼 굽은 물체로 던지면
목적지까지 갔다가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옵니다.
이 부메랑 효과와도 같은 것이 우리네 삶의 법칙입니다.
바로 인과응보의 법칙입니다. 남을 해치고 잘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잘 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결과는 남에게 피해를 입힌 이상으로 자신이 화를 당한다고 하는 사실을 철저히 믿어야 합니다.
"법구경" '악행품'에
“요얼견복(妖孼見福) 기악미숙(其惡未熟) 지기악숙(至其惡熟) 자수죄학(自受罪虐)”이란 말씀이 있습니다.
“악이 성숙하지 않은 동안은, 비록 악인이라도 즐거움을 경험한다.
그러나 악이 성숙하고 나면 악한 자는 악의 혹독한 과보를 경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일시적으로는 악한 행동도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언젠가는 그 과보를 받아 괴로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곧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두번째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40대 사망률이 세계 1위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 까닭은 지금의 40대들이 인생을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면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버리는 까닭은 과로가 누적되어 생기는 현상입니다.
마음의 여유, 마음의 안정은 작은 일에도 만족할 줄 아는 데서 비롯됩니다.
현실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데서 시작합니다.
고속도로에서 아무리 급히 달려도 차가
서 있는 위치는 항상 도로 위에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둡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무엇이 그리 바쁩니까? 수조 원을 벌어 놓아도 갈 때는 빈손입니다. 우리들이 죽을 때 입는 수위는 주머니가 없습니다. 아무리 많이 벌어 놨어도 갈때는 모두 빈손으로 아무것도 가져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지 얼마나 모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끝으로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로역여전(如露亦如電)이니 응작여시관(應作如是觀)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마치 꿈과 같고 허깨비와 같고 물거품,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번갯불과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하라.”는 말씀입니다. ‘유위법’이란 인연에 따라서 생긴 유형·무형의 온갖 현상들을 말합니다. 인연에 의해서 생성된 온갖 현상들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존재요, 거시적인 안목에서 보면 산하대지(山河大地)도 아침이슬과 다름없고 그림자와 다름없으니 이와 같은 관점에서 온갖 현상을 바로 보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바로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지혜이며 반대로 모든 것이 영구불변의 존재인양 착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인 것 입니다.
이런 어리석은 생각에서 오해가 생기고 집착이 생기고 탐욕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오해와 집착과 탐욕은 온갖 악한 일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따라서 그 인과는 좋은 일이 아니라 나쁜 일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삶, 즉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서 지혜로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집착을 벗어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상을 바르게 보는 것입니다. 집착은 착각 속에서 사는 것이요, 집착을 벗어난 삶은 올바른 가치관으로 사는 것을 뜻합니다.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면 첫째,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안정된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끝으로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세 가지는 바로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신 계·정·혜 삼학(三學)입니다. 우리 다 같이 입춘절을 맞아서 이 세 가지를 실천하여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은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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