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처능스님, 人情曲曲重重似羊腸

2010. 5. 7. 19:51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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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꿈/백곡처능스님
 

  

 

백곡처능스님, 人情曲曲重重似羊腸

  
人情曲曲重重似羊腸  인정곡곡중중사양장
 世事紛紛擾擾如狂風  세사분분요요여광풍
 毁譽是非只棹三寸舌  훼예시비지도삼촌설
 悲歡榮辱聊付一夢場  비환영욕료부일몽장
 
 사람의 정은 고불고불 겹겹이어서 염소의 창자와 같고
 세상의 일은 어지럽고 시끄러워 미친바람과 같네.
 비방과 칭찬, 옳다 그르다 하는 건 세 치의 혀를 휘두르는 것뿐이요
 슬픔과 기쁨, 영화와 욕됨은 한바탕 꿈에 불과하다.
 
 * 지안스님 평

 사람 사는 세상이 어떠한가? 정 때문에 일을 만들어 시비하면서 영화를 다툰다.
결국 한바탕 꿈에 불과한 것임에도 현실에 집착해 있을 때는 그걸 모르고 울고불고
하는 것이다. 백곡집(白谷集)에 들어 있는 구언(九言)으로 된 이 시는 일종의 잠언
(箴言)과 같은 말이다.
백곡처능(白谷處能: 1617~1680)은 시문에 능했던 스님으로 불교탄압이 심하던
때에 8천여 자에 달하는 장문의 상소문인 간폐석교소(諫廢釋敎疏)를 지어 임금께
올려 호교(護敎)에 힘을 썼던 것으로 유명한 스님이다.
 
 
끝없이 마음을 다 한다는 것
 
 
모름지기 살아간다는 것은
목숨 바칠만큼 마음 쓰지 않고서
사랑이라 말하지 마라
마음의 징표 하나 얻었다고 사랑이라 믿지 마라 


그리움 참을 길 없어
맨발로라도 미친 듯 달려간 것이 아니었다면
그리워했단 말 남발하지 마라

그림자까지 말라가며 통곡할 때
심장 터지도록 아파해 주었던가
그가 슬픔에 마음 체온 뺏겨있을 때 홑이불만큼
이라도 온기를 주었더냐  

 사랑을 위해 무엇을 했더냐
말 몇 마디 거들어 준 것 가지고
따스한 마음 조금 건넨 것 가지고 입 밖에 꺼낸
사랑의 말 푸석하다
 
 사랑은 그가 내게 무엇을 해 줄 것인지를
기다리고 묻기 전에
내가 그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을 찾아 끝없이
마음을 다하는 것이 아니냐
 

 

내게 무엇을 해주었느냐 라며
손익 계산을 따지는 사랑이라면
인생의 오선 위에 몇 음절의 사랑했다는 말
새기지 마라 그건 사랑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