禪詩와의 만남/무비스님

2010. 5. 17. 19:0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선불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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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影掃階塵不動 月穿潭底水無痕


대나무 그림자 섬돌을 쓸어도 먼지하나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 하나 없도다.

 

 

- 무비 스님 /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 날 기념 초청강연에서 소개

 


 

 

길에 관한 명상 수첩 / 이 외수

 

 

1.

길은 떠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돌아오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2.

인간이 길을 만들기 이전에는

모든 공간이 길이었다.

인간은 길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길에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제는

자신들이 만든 길이 아니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3.

하나의 인간은 하나의 길이다.

하나의 사물도 하나의 길이다.

선사들은 묻는다.

어디로 가십니까. 어디서 오십니까

그러나 대답하는 자는 흔치 않다.

때론 인간은 자신이 실종 되어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길을 간다.


4.

인간은 대개 길을 가면서

동반자가 있기를 소망한다.

어떤 인간은

동반자의 짐을 자신이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어떤 인간은

자신의 짐을 동반자가

짊어져야만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5.

길을 가는데

가장 불편한 장애물은

자기 자신 이라는 장애물이다.


6.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前者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後者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 진다.


7.

지혜로운 자의 길은 마음안에 있고

어리석은 자의 길은 마음밖에 있다.


8.

아무리 길이 많아도 종착지는 하나다

 

 

 판화 : 이철수 님 / 출처 "ⓒ 이철수 www.mokpan.com"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은 아무도 먼저가지 않은 길
지금 당신이 걷는 그 길은 아무도 먼저 걷지 않은 길
저마다 길이 없는 곳에 태어나 동천 햇살 따라 서천 노을 따라
길 하나 만들고 음음음 음음 돌아간다


지금 내가 가는 이 길은 아무도 대신 가지 못할 길
지금 당신이 걷는 그 길은 아무도 대신 걷지 못할 길
저마다 굽이 굽이 홀로 넘으며 동천 햇살 따라 서천 노을 따라
길 하나 만들고 음음음 음음 돌아 간다

 

초심>님이 올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