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신날 봉축 말씀 >>
불기 2554년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예로부터 부처님 오신 날을 기리는 말 중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는
탄생게가 있습니다. 이 글의 참뜻은
인간과 일체 유정 중생이 모두 스스로 존귀하다는
사실을 알려주신 가르침이십니다.
우리 모두는 존귀한 존재이며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는
우주 법계의 일체 존재 또한
존귀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너와 나가 모두 오손 도손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기적인 나를 버리라고 하신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의 시작과 갈등의 시작이
바로 이 이기적인 나에서 시작된 것이므로,
이 소아적인 나를 버림으로서 큰 나를 찾아
우리인류나 더 나아가 일체 유정 중생들이
다 잘살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우주 속에는 중요하지 않고 필요하지 않은 존재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일러주신
그 고귀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아직도
어두움 속에서 헤매는 이들이 많습니다.
자신과 가족은 편안하게 살고 싶어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생명체에게는 마구 폭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 폭력이 눈덩이처럼 커져서 전쟁을 불러오기도 합니다.
이 지구상에는 지금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즉 집단이기주의,
지역이기주의, 종교이기주의, 국가이기주의 등으로
모든 인류는 불안과 공멸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인간 이기주의로 자연을
마구 훼손시켜 이제 산과 강을 마구 망가뜨려 마음 편하게
숨을 쉬고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세계 여러 곳에서 어린 생명들이
“물 한 모금만 달라!”며 호소하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는 이제 이 이기주의를 극복해야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새기며
나도 구하고 남도 구하는 대승의
큰 길을 가야합니다.
그 길은 이기적인 나를 버리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 중생들이 모두 오순도순 행복하게
함께 잘 살아가는 길입니다.
이웃이 헐벗고, 고통에 빠져 있는데도 모르는체하고
산중에서 자신만 개인적 해탈을
해야겠다고 골몰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과 고통과 행복을 함께하며
우리 모두 이기적인 나를 벗어나도록 힘 써야 할 때입니다.
이 시대는 사회적 해탈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어둔 무명 속에서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이 모두 부처님의
자비 광명으로 힘입어 모두 고통을 벗어
영원히 행복한 해탈을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불기 2554년 4월 초칠일
연등(燃 燈)이란 :
등불을 밝힌다는 뜻이다. 불교에서 燈(등)은 짙은 암흑과 같은 중생의 미혹과 무명을 걷어내고
밝히는 의미로 흔히 지혜에 비유되어 왔으며, 때문에 부처님 전에 등을 켜 올리는 등공양을
향공양과 함께 중요시하여 왔다.
연꽃 모양의 등(燈)은 진흙의 못에서 자라지만 그 청결함과 아름다움을 잃지않고 피어나는
연꽃의 모습이 ,세속에서 중생과 더불어 살면서도 물들지 않고 오히려 주변을 아름답게 바꾸는
보살의 삶과 같음에서 비롯한 것이다.
따라서 연등은 불자의 삶의 자세를 상징한다. 불교에서의 등(燈)은 "자기 자신을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는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 燈明)의 말씀이다.
범어사 대웅전
풍경소리:
풍경(風磬).풍(風)은 바람,경(磬)은 경쇠(철)을 의미합니다. 또 경쇠란 옥이나 돌등으로
만들어진 조그만한 타악기를 의미하는데 즉 바람으로 경쇠를 울리는 경쇠라는 의미이다.
풍경을 다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찰의 처마 끝에 다는 풍경은 잘때도 눈을 감지 않고
헤엄치는 물고기 처럼 부지런이 자신의 수행에 일념하라는 뜻이기도 한다.
"성불사 깊은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구나 저 손아 마져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노산 이은상-풍경소리는 그윽하다고 표현한다.
추녀 끝에 걸어놓은 풍경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소리를 내지 않은다. 인생도 무사 평온하다면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즉 바람이 불어야만 그윽한 소릴 낸다는 뜻이다..
-채근담-
2010.5.18 비오는 오후 범어사에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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