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정 법전 스님 출가 수행과 법어

2010. 6. 3. 19:54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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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정 법전 스님 출가 수행과 법어


조계종정 법전 스님 출가 수행과 법어  

그 시작은 평범했다.
1925년 전남 함평에서 3남 1녀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또래에 비해 말이 없고 혼자 있기를 좋아했지만, 밤이면 어머니의 곁을 차지하기 위해 여동생과 토닥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속가에 두면 단명할 팔자’라는 역술가의 말 한마디에 부모는 아이를 출가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백양사 청류암에서 고된 행자생활을 겪었지만, 정작 사미계를 받는 인연은 불갑사에서 맺어졌다. 십여 년 간의 수행생활 후 ‘믿고 따를 스승’인 성철 스님을 만나 전통 선불교의 기풍을 되살리기 위한 봉암사 결사(結社)에 참여했으며, ‘도림(道林)’이란 법호를 받았다. 그 후 전국의 제방선원에서 수행정진 하며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참선에 뜻을 두고 선객으로 산 이후부터는 집으로 향하는 발길을 끊어 지금은 ‘어머니의 얼굴조차 떠올릴 수가 없다’고 회고하는, 이 사람이 바로 조계종 11대 종정 법전(해인총림 방장) 스님이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는 법전 스님의 출가 수행기와 법어를 묶은 책이다. 흔히 종정 스님의 입적 후 법어집을 출간하는 관행과 달리, 취임 중인 종정 스님의 법어집이 출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평생을 선승(禪僧)으로 살며 수행에 매진한 이력과, 불자들의 정신적 지도자인 ‘종정’의 자리가 주는 신비감을 걷어냄으로써 일반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스님의 출생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수행기를 실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말없는 너에게 묻고자 하니’라는 제목의 수행기는 월간 ‘해인’의 박원자 기자가 스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엮은 것이다.

언제나 말없이 절구통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고 산처럼 우뚝하게 삼매에 들어 ‘절구통 수좌’라는 별명이 붙여진 법전 스님. 수행 생활이 담긴 이 글을 통해 ‘일대사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 생을 끝내겠다’는 각오로 일생을 수행에 매진해 온 스님의 일면을 볼 수 있다.

수행기에 이어 96년부터 올해 여름까지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 중에 설하신 법문 90여 편을 모아 실었다. 결제에 드는 수좌들에게 내리는 게송과 한시가 일반인들에게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여러 선사들의 법거량을 쉽게 재해석한 스님의 법문을 통해 선문답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법전 스님은?>
1925년 전남 함평에서 출생해 42년 영광 불갑사에서 설호 스님을 계사로, 설제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수지했다. 49년 성철?청담 스님 등과 함께 봉암사 결사에 참여했다. 57년부터 66년까지 문경 대승사 묘적암과 태백산 토굴, 김용사 금선대 등 제방선원에서 수행정진 했다. 69년부터 15년간 김천 수도암에서 머무르며 선원을 복원하고 수많은 납자를 제접했다. 85년부터 해인총림의 수좌로 머물며 해인사 주지, 해인총림 방장, 성철스님문도회 회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조계종 11대 종정으로 추대되었고, 현재 해인사 퇴설당에 주석하고 있다.

<법전 스님 어록>
“자성(自性)을 못 깨치고 죽으면 지옥이다. 그런 생각에 혼자 앉아 통곡하기도 여러 번이었다. 가슴이 빠개질 것 같은 울음이었다. 수좌에게 공부의 진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니, 이것이 무엇인고!”

“공부는 분심이 있어야 한다. 산을 뽑아버릴 듯한 분심을 일으켜야 한다.”

“음력 시월 즈음이면 솔밭 사이로 달이 뜨고 찬 바람이 불죠. 내가 그렇게 쌀쌀하게 살았어요. 그런데 묘적암 이후로는 웃기도 잘하고 많이 부드러워진 거예요. 그 전에는 내가 웃는 것을 본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요. 웃을 일이 없잖아요, 화두에 온 정신이 가 있으니까.”

“도의 길은 따지고 분석하는데 있지 않다. 그저 온몸으로 부딪쳐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수행자의 생명은 화두다. 다른 것은 없다. … 뜨겁게 한 생을 걸고 화두를 참구해서도 마음을 밝히지 못한다면 몽둥이로 나를 쳐라.”

“수행자는 순수해야 한다. 수만 갈래의 강물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듯 순수 하나에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순수는 곧 지혜를 낳으며 무념, 무위의 평상심을 낳는다.”


   여수령 기자   snoopy@buddha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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