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지현스님

2010. 6. 30. 22:23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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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지현 스님


 

깨달음을 이루기 전날 밤, 부처님은 유혹자 마왕의 공격을 받았습니다. 마왕과 그 악의 군대는 부처님께 수천 개의 화살을 쏘았지만, 화살은 부처님의 몸 가까이에 가자마자 모두 연꽃으로 변하더니 그의 발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강렬하고 아름다운 이미지입니까?


며칠 전 시내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막말도 하고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면서 싸우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매일 매일 마주 보며 살아야 하는 이웃끼리 불편한 관계라면 보이지 않는 철조망을 둘러놓고 사는 것과 같을 겁니다. 또 한번은 어떤 여신도가 아이를 데리고 찾아와 울면서 남편의 폭력 때문에 못 살겠다고 하소연하기에 부처님 말씀 몇 마디로 위로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가면서도 절대로 지금의 남편과는 함께 살지 않을 것이라 단언했습니다. 그런가 했는데 며칠이 지나고 그 남편과 함께 아주 행복하고 다정한 표정으로 절에 다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다 이해하기 어렵구나, 마음의 불가사의함을 확인하게 되었지요.

 

싸움이나 갈등은 사람의 타고난 본성 즉, 불성에 대한 무지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행복은 무엇인가를 소유하거나 누군가를 소유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따뜻한 마음으로 고통을 함께 나누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건 부당한 것입니다.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국회나 그 밖의 여러 종류의 회의 중에도 큰 소리로 다투거나 멱살잡이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참 보기 민망합니다. 누구나 다 나름대로의 정당성이 있겠지만 아름다울 수 없는 장면은 연출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는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틱낫한 스님의 플럼빌리지 승가에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근거로 해서 회의를 시작하기 전 다음과 같은 기도문을 읽는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들의 삶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 옮겨봅니다.

 

부처님이시여!

그리고 모든 스승님들이시여!

 

오늘 회의에 임하여 저희들은 모든 의견을 검토하고

그를 통합하여 화목한 이해와 의견의 일치를 이루어내는 과정에서

모두가 함께 하는 마음을 잃지 않을 것을 서원합니다.

 

오늘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삼보님께 공양 올리기 위해,

저희들은 '사랑 담긴 말'과 '깊이 듣기'의 방법을 사용할 것을 서원합니다.

 

저희가 가진 의견과 지혜를 아낌없이 나눌 것을 서원합니다.

하지만 저희들의 마음에 화가 들어 있을 때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을 서원합니다.

 

저희는 이 회의 중 긴장감이 증대 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을 굳게 결의합니다.

 

저희들 중 누구 하나라도 긴장감이 쌓이는 것을 느끼면 즉시 회의를 중단하고

곧 바로 '다시 시작하기'(반성과 참회)를 수행하여

함께 하는 화목한 분위기를 다시 회복하겠습니다."

 

                                                         - 틱낫한 스님의 '상생(相生)' 중에서

 

 

화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번뇌입니다. 그러나 화를 내면서 싸우는 것이 버릇이 되면 그 고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고치려고 노력하지도 않습니다. 이것이 업(業)의 무서움이지요. 깨어있는 마음으로 호흡하며 자신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본성임을 알고 혼란스럽거나 화가 날 때 부처님의 본성으로 들어가는 호흡 수행을 10분쯤만 해도 조금씩 누그러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매일 매일 시간을 정하여 숨을 들이쉬면서 '마음에는 평화',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는 미소'라는 구호를 생각하면서 10분 내지 30분씩만 명상을 익히더라도 자신이 행복을 원하고 불행을 싫어한다는 사실을 자각하며 자신의 본성을 불행 속으로 끌고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매일의 명상이 쌓여서 자비의 에너지가 생기면 남들이 나를 비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고 남들이 나에게 화살을 쏘아도 나는 연꽃으로 받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입니다.

 

자비명상은 우리의 행복을 꽃피우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입니다.

 
 

 

- 국제신문 -

 


꽃 핀다 꽃 진다     [석여공 스님의 詩]
지난겨울 어떻게 살았느냐고
차꽃 필 때 동백꽃 필 때 매화꽃 필 때
꽃향 머금고 좋았노라고
지난 겨울 또 어떻게 살았느냐고
차꽃 질 때 동백꽃 질 때 매화꽃 질 때
그때마다 겨울 산에 등 기대고
먼 산 보았노라고
꽃 진 겨울 이마에 생 바람 불어도
참 맑았노라고
한철 꽃 피고 꽃 지는 마음아
이 세상 어찌 살 것이냐 묻는다 해도
꽃 핀다 꽃 진다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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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시처럼 우리 꽃차산방님들께 띄우는
六月에 띄우는 便紙 
어느덧 六月도 다 지나 마지막 날
무슨 생각에 잠기시나요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멈추지 않고 걸어온 시간을 뒤로하고
또 무슨 꿈을 꾸시나요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삶의 꽃밭에
봄날의 푸른 잎과 향기의 꽃,
꽃茶를 마실때 한입에 꿀꺽 삼켜버리면
아무리 좋은 꽃茶라도 그 맛을 알 수 없다.
한 모금씩 입안에 머금었다가 삼키고 나면 
그때부터 향과 맛이 우러나듯이
우리네 삶도 꽃차의 맛과 향처럼 
천천히 음미하며 침묵으로 살아가는 7월이
되시옵소서....
뜻을 담은 말은 침묵을 배경으로 발음될 수 있고,
말끝에 오는 침묵은 새로운 뜻을 담은 말을
잉태한다 하였습니다.
음과 음 사이에 침묵이 깔리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음악이 이루어질 수 없듯이,
꽃차와 함께하는 꽃차산방님들 모두
온갖 소음에 매몰되어 시들어가는 
우리들의 삶을 다시 소생시키는 7월이 
되시길 빌어봅니다.
모든 꽃차산방님들 
행복하세요....태평하세요....안락하세요
효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