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신(神)

2010. 8. 12. 22:35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불교교리·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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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신(神)

 

“천국 갈 바에는 차라리 극락이 낫다”

 

신을 믿고 섬기는 종교인들의 궁극적 목표는 죽어서 신의 나라에 태어나는 것이다. 신의 나라인 천국에서 영원히 신의 종으로서 안락을 누리는 것이 최상의 목표이다. 하지만 불교는 이와 다르다. 불교에서는 신을 주인으로 섬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부처님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에게는 귀의할 뿐이다. 귀의하는 것과 주인으로 섬기는 것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불보살님은 다만 후원자요, 조력자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불교에서도 신들의 존재를 인정하고는 있다. 자신이 우주를 만들었다고 믿는 범천이나 세계를 주관한다고 하는 제석천을 비롯해서 무수한 신들이 경전에 등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위대한 신들 조차도 결코 윤회를 벗어날 수는 없다.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존재하는 한 생멸한다고 하는 것이다.

신의 종노릇보단 자유인

“자신의 주인은 자신일 뿐”

나아가 불교에서도 극락정토를 설하고 있다. 다만 일곱 번만이라도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지극한 마음으로 부른다면, 누구나 죽어서 극락정토에 태어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극락이란 말 그대로 극도의 낙원이다. 다시 말해서 각 천당들의 장점만 모아놓은 곳이 바로 극락정토이다.

하지만 이러한 극락정토조차도 최종목적지는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중간목적지라고나 할까. 극락정토에 가게 되면 모든 일이 마음먹는 대로 이루어진다. 또한 공부하기에 최적의 상황이 펼쳐진다. 필요할 때마다 불보살님들의 법문이 계속해서 진행된다. 어제는 아미타부처님, 오늘은 석가모니부처님, 내일은 미륵부처님, 하는 식으로 불보살님들의 직접적인 설법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각 경전의 설법자 직강이니만큼 오해의 소지는 없다.

이러한 최적 환경의 극락정토에서 충분히 공부해서 자신도 부처가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다. 절대적 대자유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석가모니부처님처럼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어 중생제도를 하는가 하면, 아미타부처님처럼 정토를 장엄하여 미력한 중생들을 인도해서 진정한 학습의 장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또 한편 신을 섬기는 종교에서는 신의 말을 믿지 않고 거역하면 죽어서 가차 없이 지옥에 처넣는다고 한다. 이 지옥은 영구지옥이라 한번 떨어지면 다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신의 말에 순종치 않아서 지옥에 떨어진 놈에게는 사랑조차 베풀 여지가 없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지옥조차 자비지옥이다. 부처님말씀대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지옥에 처넣어 세세생생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자신의 업장이 두터워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업장이 소멸되면 다시 인간이나 천상세계로 돌아올 수가 있다. 인생은 단막극이 아니라 연속극인 것이다. 따라서 자신만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벗어날 기약이 있다. 게다가 지장보살님까지 지옥문 앞에서 눈물짓고 계신다. 지옥중생들까지도 모두 다 제도하리라 서원을 세우셨기 때문에, 지옥이 비기 전에는 부처가 되지 않는 분이다. 한 마디로 희망이 넘치는 지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죽어서 염라대왕 앞에서 판결을 받게 되더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 혹시 천당으로 보내려고 한다면, 당연히 불교의 극락정토로 보내 달라 부탁해야한다. 만에 하나 지옥으로 보내려고 한다면, 기어코 우겨서라도 불교지옥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신의 종노릇을 하거나 또는 영구지옥에 처박혀 구제될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 월호스님의 불교란 무엇인가 / 불교신문 -

 

 

 

 

~국수집 할머니~

 

 

서울 마포의 음식점 골목엔

 <옛날 국수>라는 간판이 달린 허름한 국수 집이 있다.

달랑 탁자는 4개 뿐인.........

 

주인 할머니는 25년을 한결 같이

연탄불로 뭉근하게 멸치국물을 우려서

그 멸치 국물에 국수를 말아낸다.

10년이 넘게 국수값을 2천원에 묶어놓고도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준다.

 

몇년 전에 이 국수집이 한 텔레비전에 소개된 뒤

나이 지긋한 남자가 그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감사합니다" 를 연발 했다.

그 남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을 얘기해 줬다.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15년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렸고, 아내 까지 떠나 버렸다.

그는 역주변과 여러 곳을 배회해 가면서

식당들을 찾아 다니며 한 끼를 구걸 했다.

 

음식점 마다 쫒겨 나기를 거듭하다 보니 독이 올랐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버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할머니네 국수집을 가게된 사내는

자리를 차지 하고 앉았다.

나온 국수를 허겁 지겁 다 먹자.

할머니가 국수 그릇을 빼앗아 갔다.

그러더니 국수와 국물을 한그릇 가득 다시 가져다 주었다.

 

두 그릇을 퍼 먹은 그 남자는 냅다 도망 쳤다.

할머니가 쫓아 나오면서 등에 대고 소리 쳤다.

 

"천천히 가. 뛰지 말구. 넘어지면 다쳐!"

 

그 한 마디에 사내는 세상에 품었던 증오심을 버렸다.

 

그리고 그 사내는 재기하여 파라과이에서 성공하였다.

한 사람이 베푼 작은 온정이 막다른 골목에 서 있던

한 사람을 구한 겄이다.

 

우리네 마음이 이처럼 따뜻함으로 가득 하다면

얼마나 행복한 세상이 될까요 . . .

 

 

-  

 

 

Reflections
Laurens Van Rooyen,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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