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첫 맛과 같이/지운스님

2010. 9. 20. 16:50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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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첫 맛과 같이

 

차를 마실때 과거에 마셨던 차맛을 가지고
현재의 맛과 비교한다면
그 차맛은 첫 번째 맛이 아니라 이미 두 번째 맛일 뿐입니다.
차를 마실 때마다 과거의 맛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그 맛은 늘 첫맛입니다.

사람을 만날때도 과거 생각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그 사람과의 만남은 항상 첫 만남이 될 것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출근길에서도 늘 첫 출근이라 생각한다면
날마다 가슴 설레는 하루가 되지 않을까요?

지운스님(동화사 강주)

 

 

 

 

 

사라지지 않는 것은

 

모욕과 거친 말, 불쾌한 말들이 몸에 해를 끼치지 않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것이 나를 해치지 못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가?

명예나 재산 얻는 것에 방해가 되기때문에
싫어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네.
내가 얻은 명예와 재산은 사라지지만
죄업은 언제까지나 남는다네.

입보리행론 중에서

 

 

 

 

운명보다 무서운 것은

 

세 마리의 개구리가 우유통에 빠졌습니다.
그 중의 한 마리는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여 체념하였고,
또 한 마리 개구리는 도무지 우유통을 벗어날 수 없다면서
한숨만 쉬다가 죽어걌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개구리는 우유통에 빠진 현실을 직시하고
코끝을 밖으로 내놓은 채 침착하게 헤엄을 쳤습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자 개구리의 발끝에
무엇인가 닿기 시작하였습니다.
개구리가 헤엄을 치는 동안 우유가 굳어 버터가 되었기에,
세 번째 개구리는 무사히 우유통을 빠져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운명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체념이 아닐까요?

장용철(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