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도 못 해보고...4대강 현장 쑥대밭
2011. 8. 2. 20:22ㆍ일반/금융·경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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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도 못 해보고...4대강 현장 쑥대밭
YTN | 입력 2011.08.02 15:37 |
이번 폭우에 '4대 강' 공사 현장도 쑥대밭이 됐습니다.
특히 북한강 강촌지구는 완공을 두 달 앞두고 처참한 모습으로 망가졌습니다.
이 구간은 댐 수문이 열리면 완전히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구역인데요.
과연 예산을 들여 다시 복구를 해야할지 의문입니다.
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비가 오기 전인 지난 6월 촬영한 4대 강 사업 북한강 10공구 현장.
18㎞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와 공원이 마무리 조성 단계였습니다.
비가 그치고 공사 현장을 다시 찾았습니다.
물이 미처 다 빠지지 않은 가운데, 처참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도로 옆 철제 난간은 엿가락처럼 휘었고, 상류에서 흘러온 온갖 수초가 난간 틈마다 얼기설기 걸렸습니다.
땅 속 깊이 박혀 있던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도 수십, 수백 개가 뿌리째 뽑혔습니다.
[인터뷰:마을 주민]
"이거 돈이 한두 푼이냐고. 솔직히 이 지역이 해마나 물에 잠기는 지역이야. 올해 처음 잠긴 게 아니고 해마다 잠기는 지역인데 이걸 왜 해 가지고. 이거 올해 심은 건데 보시다시피 다 쓸렸어요. 다 떠내려가고."
자전거 도로는 아찔한 놀이기구처럼 아래로 푹 꺼졌고 유명 문인을 기념한다던 수변공원은 바닥 벽돌까지 사방으로 튀었습니다.
새로 심은 나무들은 통째로 강물에 휩쓸렸고 그나마 남은 것들도 뿌리를 드러낸 채 죽어갑니다.
2달 전 촬영한 산책로 구간과 비교하면, 멀쩡했던 산책로가 지금은 폭탄을 맞은 듯 부서지고, 물 속에 잠겨 썩어가고 있습니다.
물에 잠겨 수초나 온갖 잡동사니가 너저분하게 걸려있습니다.
단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하천 쓰레기가 된 겁니다.
공사 관계자들은 부랴부랴 중장비를 투입해 복구에 나섭니다.
하지만 현장에서조차 볼멘 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인터뷰:공사 현장 관계자]
"물이 어느 정도 빠져야지. 사람이 들어가서 복구해야 하는데. 장마에 대비해서 설계를 해야지 아무 소용 없는걸..."
문제는 이 곳이 댐 수문만 열면 물에 잠기는 상습 침수 구역이라는 점.
복구를 하더라도 또 다시 비가 오면 언제든 물에 잠길 수 있습니다.
침수됐을 때를 대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던 관계 당국도...
[인터뷰: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지난 6월)]
"물이 넘었을 때를 대비해서 모든 것을 설치하니까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저희는 보고 있는데..."
이제는 당초 예상보다 비가 너무 많이 왔다는 답변뿐입니다.
[인터뷰: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
"5일 동안 침수가 되고 유속을 맞고 이러다 보니까 생각보다 상황이 그렇게 된 것 같은데..."
수백억 원을 들여 상습침수구역에서 강행한 4대 강 공사.
단 한번 사용도 못 해보고 처참히 쓸려간 현실 앞에서 이제 또 얼마를 들여 복구를 할 지, 과연 복구를 하는 게 옳은지 '북한강 살리기'라는 표현이 그저 무색할 뿐입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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