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혜(戒定慧) / 고산스님
2011. 8. 20. 09:57ㆍ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발심수행장·수행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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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시, 수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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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 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앝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맛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멋과 맛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고 맛이 없더라도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채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기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피천득 / 인연 중에서 그의 눈은 이슬과 같이 맑습니다. 때로는 흐리기도 하고 안개가 어리기도 합니다. 그는 싱싱하면서도 애련합니다. 명랑하면서도 어딘가 애수를 깃들이고 있습니다. 원숙하면서도 애띤데를 지니고 지성과 함께 애묵합니다. 그는 모양이 있습니다. 걸음걸이는 가벼우나 빨리 걷는 편은 아닙니다. 성급하면서도 기다릴 줄 알고 자존심이 강하면서도 수줍어할 때가 있고,
화려하면서도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양보를 아니하면서도 밀릴 줄 압니다.
그는 아름다우나 사람을 매혹하지 않는 푸른 소나무와 같습니다. 옷을 늘 단정히 입고 외투를 걸치는 버릇은 결코 없습니다. 그는 언제나 환경에 적응할 줄 압니다. 그는 언제난 찻잔을 윤이나게 닦을 줄 알며 이 빠진 접시를 버릴 줄도 압니다.
그는 지위. 재산. 명성 같은 조건에 현혹되어 남의 가치평가를 잘못하지 않습니다.
그는 남이 감당하지 못 할 기대를 하고 실망하지 않습니다. 돈의 가치를 알면서도 인색하지 않고 그러나 시간에 만은 인색합니다. 남의 회합이나 남의 초대에 가는 일이 드믑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한가한 시간이 많습니다.
문학을 입으로 하는 그에게는 쉬는 시간에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노래와 산보를 합니다.
그의 시는 넓고 많은 생각과 깨끗하고 청순한 느낌이 어립니다. 그는 이따금씩 사랑이 귀한것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는 마음의 공허를 그냥 둘지언정
무조건 아무것으로나 채우지는 아니 합니다.
그는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를 사랑하게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받아서는 아니될 남의 호의를 정중하고 부드럽게거절할 줄 압니다.
그는 과거의 연인을 웃는 낯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그는 몇몇 사람을 끔찍히 아낍니다.
그러나 아무도 섬기지는 아니 합니다. 그는 정직 합니다.
정직은 인간에 있어서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는 자기의 힘이 닿지않는 광막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울고 싶을때 울을 수 있는 눈물이 있습니다. 그에게서 유머나 재치있는 말을 받아서 넘기기도 하고 남의 약점을 찌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때는 매우 드믑니다. 그는 한 시간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이런때라도 그는 같이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그의 하는 말은 정중하고 무게가 있으면서도 다정다감 합니다. 그는 같이 있는 사람과 속삭일 줄 압니다. 그는 긴 머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연인/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 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찌하지 못할 사실이다.
이 순간 /피천득 너같이 영민하고 너같이 순수하고 너보다 가여운 너보다 좀 가여운 그런 여인이 있어 어덴가에 있어 네가 나를 만나게 되듯이 그를 내가 만난다 해도 그 여인은 너는 아니다 너는 아니다 /피천득 나무가 강가에 서 있는 것은 얼마나복된 일일까요 나무가 되어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얼마나 복된 일일까요 새들이 하늘을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새들이 되어 나란히 나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일까요
축복/피천득
정열 투쟁 클라이맥스 그런 말들이 멀어져 가고 풍경화 아베 마리아 스피노자 이런 말들이 가까이 오다 해탈 기다려지는 어느날 오후 걸어가는 젊은 몸매를 바라다본다. 고백/피천득 헤어진 너의 등을 만지며
꼬이고 말린 가죽끈을 펴며 떨어진 장식을 맞춰도 본다 가을 서리 맞은 단풍이 가슴에다 불을 붙이면 나는 너를 데리고 길을 떠났다 눈 위에 달빛이 밝다고 막차에너를 싣고 정처 없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다 늙었다---너는 늙었다 나도 늙었으면 한다 늙으면 마음이 가라앉는단다 나의 가방/피천득
산길이 호젓다고 바래다 준 달 세워 놓고 문 닫기 어렵다거늘 나비같이 비에젖어 찾아온 그를 잘 가라 한 마디로 보내었으니 후회/피천득 눈보라 헤치며
날아와 눈 쌓이는 가지에 나래를 털고 그저 얼마동안 앉아 있다가 깃털 하나 아니 떨구고 아득한 눈 속으로 사라져 가는 너 너 /피천득 1 길가에 수양버들 오늘 따라 더 푸르고 강물에 넘친 햇빛 물결 따라 반짝이네 임 뵈러 가옵는 길에 봄빛 더욱 짙어라 2 눈썹에 맺힌 이슬 무슨 꿈이 슬프신고 흩어진 머리칼은 흰 낮 위에 오리오리 방긋이 열린 입술에 숨소리만 듣노라 3 높은 것 산이 아니 멀은 것도 바다 아니 바다는 건널 것이 산이라면 넘을 것이 못 넘고 못 건너가올 길이오니 어이리 4 모시고 못 사오면 이웃에서 사오리다 이웃서도 못 산다면 떠나 멀리 기오리다 두만강 강가이라도 이편가에 사옵고저 금아연가 /피천득 따스한 차 한 잔에 토스트 한 조각만 못한 것 포근하고 아늑한 장갑 한 짝만 못한 것 잠깐 들렀던 도시와 같이 연정 /피천득 너는 이제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된다. 가난도 고독도 그 어떤 눈길도
너는 이제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조그마한 안정을 얻기 위하여 견디어 온 모든 타협을.
고요히 누워서 네가 지금 가는 곳에는 너같이 순한 사람들과 이제는 순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다 같이 잠들어 있다. 너는 이제/피천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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