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입산가) / 경허선사

2011. 8. 31. 21:56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제불조사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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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 경허선사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모두가
꿈속의 일인 것을
저 강을 건너가면
누가 너이고
누가 나인가


누구나 한번은

저 강을 건너야 한다.
나 또한 다를 바 없어
곧 바람 멎고 불 꺼지리라


꿈 속의 한 평생을
탐하고 성내면서
너다 나다 하는구나 

 


 

 

 

 

경허선사 입산가(鏡虛禪師 入山歌)

세상만사 모든 일을
홀연히 생각하니

한바탕 꿈이로다

일대사를 깨치고자 깊은 산중에 들어가니
새소리 물소리가
은은히 들려오고

 

머루다래 덩쿨들이 천길이나 높은 솔에

백번이나 얽혔는데 그 틈에 터를 잡아

두어간 띠 집 짓고 뜻 맞는 벗과 함께

어떤 때는 풍월 읊고 어떤 때는 향 피우고

 

고요히 앉았으니

모든 망상이 사라지고 한 생각이 깨끗하여

출세간이 모든 이치 분명하게 드러나니

이 세상에 으뜸가는 훤출한 대장부라

무근초 불습수를
배불리 먹은 뒤에
천지삼라 만상을
모조리 인가하고
재(灰)머리 흙 얼굴로
꽃 피고 새 우는 곳
훨훨 뛰어 다니면서

나나리 나나리로 태평가를 불러보세

 

 



- 경허선사 -
경허(1849∼1912) 스님은 9세 때 과천 청계사로 출가해 한학과 기초 불교경론을 배웠다.

이후 계룡산 동학사의 만화스님에게서 불교경론을 배우면서 제자백가를 섭렵했다.

1879년 옛 스승을 찾아가던 중 폭우를 만났으나 마침 돌림병의 유행으로 인가에 유숙할

수 없어 빗속에서 나무 아래 앉아 밤을 새다가 생사의 이치를 깨닫고 동학사로 돌아와

학인을 돌려보내고 조실방에 들어가 3개월 동안 면벽하여 크게 깨달았다.

부석사, 범어사 등에서 활동하며 많은 사람을 깨달음으로 이끌다

1912년 4월 갑산에서 입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