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을 붓으로 쓰고 있습니다 /해월스님

2011. 10. 21. 08:02불교(당신이 주인님입니다)/오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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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을 붓으로 쓰고 있습니다

 

 

요 며칠 오후시간에는 부채에다가

반야심경을 붓으로 쓰고 있습니다

 

대나무 접부채 한칸에 열글자를 적어서

스물일곱칸을 경전 말씀으로 적는 시간이

대략 한시간 정도 걸리는데

여간 집중하지 않고는 아차 하다가

글자를 빼먹기가 일쑤입니다

 

글자 하나하나를 확인하고

온 정신을 하나로 모아 쓰는 작업이지만

잠시 한생각이 방심한 틈을 타고 들어 와서

엉뚱한 곳으로 마음이 흘러 갔다가는

영락없이 오탈자가 생기기 쉬웁고

혹은 획을 정교하게 써야 할 자리에서

그만 실수를 하기가 쉽습니다

 

중간에 가다가 탈자가 하나 생겼다고

그 사경을 다 버려버릴수는 없으므로

빠진 글자를 발견한 장소에 써 넣고는

빠진 부분에 점을 찍고 글자 옆에도 점을 찍어서

눈밝은 사람이 읽어 내려 가다 보면

아하 이 부분이 글자가 빠져서 뒤에

보완한 것이로구나 하고 알수 있게 표시를 합니다

 

전에 서울에 갔다가 대장경 특별전을 보고 나오며

구입해 온 대장경 천년의 역사를 기술한 책을

요즘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들여다 보면서

무려 천년전에 어떻게 이와같은 대장경 판각을

이루고자 하였을까 하는 당시 스님들과

뜻있는 분들의 원대한 서원을 잠시나마 생각합니다

 

경을 판각하는 과정에서 잠시 살펴보면

우선은 경문을 붓으로 적는 과정이 있기 전에

사경승이 보고 적을 경전이 먼저 필요했을 것이고

고려대장경 이전에 나온 중국이나 티베트

몽골의 대장경들을 수백 수천권을 모아서

국내로 모셔오는 과정이 필요했을 것이며

그와같은 경전을 보면서 사경승은 사경을 하고

그 사경을 한 경문을 나무에 뒤집어 붙여서

솜씨좋은 각수들이 한자 한자 새겨내는 일이야말로

오직 한생각 부처님의 가르침을 후세에

널리 전하고자 하는 일념 이외에는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았을 것이니

경을 마련하고 종이를 마련하며 붓을 매고

경판을 깎아 다듬는 작업등을 일렬로 세워 놓는다면

아마도 이 지구를 몇바퀴 돌고도 남는 과정이

그 안에 배여져 있을 것입니다

 

전 고려대장경 연구소장 오윤희씨가 쓰고

불광 출판사에서 정성을 들여 만든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이라는 책이

지금 보고 있는 책인데

그 안에는 우리 고려 대장경이

초조본으로부터 재조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왕자의 신분으로 출가를 하여 대장경판을 만들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서 각종 경전과 론서들을 구해와서

필생의 역작을 만들어 내는 과정속의

대각국사 의천스님에 대한 다양한 면면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초조대장경이 침략자에 의해 불이 타고

다시 재조대장경을 만드는 과정 사이의 비화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해인사에 보존하고 있는 팔만대장경판은

참으로 갖가지 위기와 역경을 극복하고 나툰

인류 역사속에 찬연히 빛나는 아름다운

법보의 결정체라 아니할수 없습니다

 

우리 지역의 어느 전모라는 작가는

팔만대장경도 모르면 빨래판이라는 제목의 책을

오래 전에 쓰기도 하였는데

그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우리가 모르고 넘어간다면

빨래판이 아니라 화목에 불과한 것이 될것이니

화목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건방지게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시대 억불 정책 속에서 일본이 대장경을 요구하였을 때

무지한 신하들이 임금에게 올린 글 속에 나오는 말이니

팔만대장경이 그와같은 천대속에서도 오늘날 전해져 오고 있음은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시간대를 지난 것이라 하겠습니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화목에 불과하다

평가절하 되었던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이

일제 치하에서도 일본으로의 반출이 되지 않고

또 육이오와같은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도 살아남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 만방에 자랑스런

우리 불교 문화의 정수로 남아 있음을 우리 불자들은

불교를 지켜오고 대장경판을 새김에서부터

오늘에 이르도록 보존하고 지켜오신 선사 스님들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해야 하겠습니다

 

2011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 축전이라는 이름으로

해인사와 인근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사는

9월 23일 시작하여 11월 6일까지 진행된다 하니

우리 불자님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꼭 한번 방문하셔서 대장경에 간직된 부처님의 말씀과

정신을 다시 한번 체득하는 기회로 삼으시라

어줍잖은 글로 추천을 하는 바입니다

 

여담이지만 나라에서는 6.70년대에

해인사 대장경과 판전이 화재에 취약하다 하여

유사시에는 초정밀 과학으로 만든 집으로

옮겨 모시는 계획아래 건물을 하나 지었더랍니다

 

습도 온도 통풍 등 최고의 과학을 동원하였지만

막상 경판을 몇장 옮겨 놓고 살펴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판에 곰팡이가 슬고

습기에 상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경판을 옮기는 것을 포기하고 그 잘 지은 건물은

해인사에서 낮은 값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어서

지금 해인사 스님들 선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니

사방으로 툭 트인 대장경을 모신 판전임에도 불구하고

현대과학이 도저히 따를 수 없는 신비의 곳집이 그곳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예배하며 공부하는 불법승 삼보는

이 세상에 영원토록 보존되고 전해져야 할

인류 문화 유산 가운데 최고 최대의 보물입니다

 

대한민국이 모든 것을 다 양보한다해도

마지막으로 꼭 지켜내야 할 고려대장경판임을 생각해

우리 불자님들의 각별한 관심과 사랑을 기대합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올해 Best로 선정된 E- 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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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할머니는 항시 지난 세월동안 어려웠던
임오년 흉년의 배고픔과 육이오 등 고난의 시절을 이야기해줬습니다.

지금 앞에 닥친 어려움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면서

고난에 무심했던 그 모습이 선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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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대장경 천년특집, 다르마

 

---- 꼭 챙겨보세요.

 

KBS 1TV       각편 주요 내용
1편 : 10월 15일(토)--- 붓다의 유언
2편 : 10월 16일(일) --- 치유
3편 : 10월 22일(토) ---환생과 빅뱅
4편 : 10월 23일(일)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저녁 8시 방송